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박근혜는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내려놨다. 시민의식으로 이뤄낸 이 기념비적인 일에 사람들은 기뻐했다. 환호하고 소리치는 모습이 이제 모든 일이 해결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기뻐할 때일까.

  박근혜 파면이 가결되기는 했으나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 이재용 삼성 부사장이 구속 되었지만 뇌물수수 혐의는 수면위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고, 부정입학으로 논란을 빚은 정유라는 덴마크에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청문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우병우는 결국 구속되지 않았고, 블랙리스트로 논란을 빚은 문화계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박근혜의 구속은 아직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언론은 이번 일을 더 키우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 파면이 있은 후 3일이 지났지만, 추후 어떤 잘잘못들이 따져져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다루어지지 않거나 표면적으로 다루어 진다. 이러다 이번 일도 흐지부지 결론짓고 잊혀질까, 그래서 죄지은 사람들이 미래에도 떳떳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박근혜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죄값을 치를 때까지 시선을 돌려서는 안된다. 광화문 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함성과 촛불을 든 손을, 낮춰서는 안된다. 촛불이 꺼지기에 아직은 싸늘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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