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희생층 이용해 완벽하게 정렬된 티탄산바륨 나노와이어 다발 제작 성공해…고성능 유연 전자소자 제작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연구팀이 고온에 열처리된 나노와이어(nanowire) 다발을 유연한 기판 위에 옮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30일,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다양한 특성 가지는 나노와이어 구조

  나노와이어는 100nm 단위의 지름을 가지는 와이어 구조체를 말한다. 나노 단위의 직경을 가지기 때문에 양자역학적 효과가 지배적이어서 마이크로 단위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공학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이러한 나노와이어를 손쉽게 제작하고 초미세, 고효율 전자부품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노와이어 다발 제작에 어려움 겪어

  현재까지는 나노와이어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수직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이렇게 제작한 나노와이어는 무작위로 기판 위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나노와이어의 밀도가 일정하지 않아 균일도가 떨어지고 효율이 좋지 않았다. 또한, 나노와이어가 정렬되어 있지 않아 구조적 특성을 잘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나노와이어 다발을 기판 위에 정렬하기 위한 기술이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물성 확보 위해 필요한 열처리 과정

  정렬된 나노와이어 다발을 만들기 위해 기존에는 기판 위에 물질을 박막 형태로 코팅하고, 선을 그어 평행한 나노와이어 다발을 생성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코팅하는 물질이 세라믹이나 산화물인 경우 결정체가 잘 형성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700도 이상의 열처리 과정이 필요했다. 따라서 열에 약한 유연 기판에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열에 강한 물질 위에 나노와이어를 만들고 유연한 기판으로 이를 떼어내는 방법도 있었지만, 열처리 후 나노와이어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그레이팅(nano-grating) 기판과 나노희생층(nano-sacrificial layer)을 이용했다.

습식 식각 통해 나노희생층 제거해

  나노그레이팅 기판은 열에 강한 물질로 만들어진 평행선 무늬를 가진 기판이다. 연구팀은 먼저 나노그레이팅 기판에 나노희생층을 증착하고, 그 위에 나노와이어의 재료가 되는 물질을 증착했다. 이후 700도 이상의 열처리를 가해 증착된 물질의 물성을 확보했다. 그다음 나노그레이팅 기판 위에 그와 같은 평행선 무늬를 가진 유연 기판을 올렸다. 이를 희생층 제거액에 담가 습식 식각*(wet-etching) 방식을 통해 나노희생층을 제거했다. 마지막으로 유연 기판을 떼어내면 유연 기판의 골 부분에 나노와이어 다발이 부착되어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판을 제거액에 담그기 전 처리를 해 나노희생층의 식각 과정을 가속했다.

다양한 물질에 적용 가능한 제작 방식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완벽하게 정렬된 티탄산바륨** 나노와이어 소자 제작에 성공했고, 일반적인 티탄산바륨 소자의 성능을 넘어서는 높은 전기적 에너지를 얻었다. 이 기술은 희생층을 이루는 물질을 잘 선택한다면 다양한 세라믹이나 산화물로도 유연한 나노와이어 소자를 만들 수 있어 확장성이 높다.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서민호 박사과정은 “이번 연구 성과는 실리콘이나 열전재료,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물질에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을 밝혔다.

 

나노희생층을 나노그레이팅 기판 위에 도포하고, 습식 식각 과정을 통해 유연 기판 위에 나노와이어 다발을 옮겼다.

습식 식각*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없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정.

티탄산바륨**
  유전율이 크고 압전성이 좋아 자기콘덴서나 압전소자 등에 사용되는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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