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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계를 진단하다
심상용 외 - <한국 미술의 빅뱅>
[430호] 2017년 02월 28일 (화) 박재균 기자 hagsfdf@kaist.ac.kr

  한국 미술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미하다. 하지만 한국 미술계는 일반적인 문화 흐름인 사조를 유지해오면서 진화를 거듭해왔다. <한국 미술의 빅뱅>은 빅뱅으로 관념화되는 한국 미술의 빠른 진화 속에서 이를 다시 철학적으로 재검토하려는 비평가들의 노력이 잘 나타나는 일종의 분석서이다.

  책은 여러 비평가들의 한국 미술에 대한 비판을 열풍과 위작이라는 두 키워드로 나누어 소개한다. 지금까지의 한국 미술계 열풍에 대해 비평가들은 이러한 열풍들이 타국, 특히 일본 미술계의 시선에 맞추어 피동적으로 형성된 현상임을 비판한다. 이는 곧 한국 미술계의 주체적 비평의 부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70년대부터 쭉 전승되어 오는 세계 미술계의 큰 철학 사조들을 언급하며, 한국 미술계를 이런 흐름에 편승시키고자 노력한다. 예로 최근 서양권에서 크게 관심을 보이는 단색화가 그러하다. 70년대 한국에서 부흥한 단색화와 유사한 모노크롬이라는 사조는 일본에서 이름 붙여진 것임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철학으로 구성된 수동적인 사조라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 2000년에 우리나라에서 이름 붙여진 단색화는 포스트모더니즘과 한국 미술의 정수가 결합한 아예 새로운 지평이라 말하며, 외국에서도 ‘Dansaekhwa’라는 고유명사가 널리 쓰이는 것이 그 증거라 역설한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 뒤에는 위작 의혹이라는 그림자가 숨어있었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힘들다. 평론가들은 이 분야에 대해선 한국 미술의 시장 정세를 분석하며 어떤 식으로든 개혁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놓는다. 이우환이나 박서보같이 스타성이 짙은 미술가들을 언급하며, 자극적인 미디어, 상류층에게만 열려있는 시장논리, 부도덕성이 한편의 부조리극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위작을 판별해내기 위해 법적인 여건에 대한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단순한 미술계의 개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제도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자조적으로 느껴지는 평론가들의 비평을 보고 있으면 한국 미술계에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 미술은 커다란 폭발을 겪으며 성장해 왔다. 이제는 내부적인 진통을 감지하고 보듬어야 할, 재충전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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