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단백질 사이의 반응 단계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그 반응의 흐름을 끊는 효율적 패혈증 치료제 개발 가능할 것으로 예상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와 연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윤태영 교수 연구팀이 패혈증의 원인 물질인 박테리아 내독소가 체내에서 인식 및 전달되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월 13일 <이뮤니티(Immunity)>에 게재되었다.

 
체내 내독소로 인해 발생하는 패혈증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다른 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신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그 심각성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아왔다. 실제로는 암보다 발병률은 물론이고, 사망률도 높다. 항생제로 박테리아를 죽여도 그 외막 표면의 내독소*(lipopolysaccharide, LPS)는 몸 속에 남는다. LPS가 면역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붙어서 선천성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고, 이 선천성 면역 반응이 과하면 패혈증에 걸리게 된다. 따라서, 완치를 위해서는 체내의 LPS 전달 경로를 차단해야 하는데, 워낙  급성으로 나타나는 질병인 만큼 지금까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히지 못했다.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기작 밝혀내
지금까지는 LPS 이동에 관여하는 주요 단백질이 무엇인지 밝혔다면 이번 연구는 단백질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규명했다. 연구팀은 단분자 형광기법과 투과전자현미경을 동시에 활용해 LPS의 빠른 반응 과정을 구체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는 김 교수 연구팀이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반응 단계별 사진을 찍어 가설을 세우면, 윤 교수 연구팀이 형광기법으로 가설을 증명하는 유기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미경으로 돌연변이의 유무에 따라 각각의 단백질이 어느 부위에 결합하는지 관찰했고, 형광기법으로 단백질 하나의 시간차 움직임과 단위면적당 빈도를 분석했다. 
 
LPS를 전달하는 두 가지 단백질
LPS는 마이셀** 형태로 뭉쳐서 돌아다닌다. 면역 세포 수용체는 분자 하나를 인식하기 때문에 마이셀 형태의 LPS에서 LPS 분자 하나를 떼어내 수용체로 운반하는 단백질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단백질이 LBP(LPS binding protein), CD14(cluster of differentiation 14) 두 가지 단백질임이 밝혀졌다. LBP가 처음으로 LPS를 인식하면 LBP-LPS 복합체가 형성되고, CD14가 빠르게 복합체에 붙어 LPS를 전달받는다. 면역세포 표면에는 LPS와 결합하면 구조가 변해 선천성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세포 수용체가 존재한다. CD14-LPS 복합체는 즉각적으로 이 세포 수용체에 LPS를 전달해 선천성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제약 분야에 의미 있는 발전 예상돼
아직 패혈증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급성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임상 환자를 모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다른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한 표적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LPS를 제거하지 못하면 기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약이 추가로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LPS 제거 공정은 필수적이다. 체내에서 LBP가 가장 먼저 LPS에 붙는 단백질임을 확인한 만큼, LBP를 통해 LPS를 확실히 제거해 단백질 의약품의 효능이 한층 더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LPS를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추가적인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단백질 의약품 생산뿐만 아니라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도 본 연구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내독소*
인체에 유해한 그람음성균 박테리아의 외막 구성성분.
 
마이셀**
당 지질의 친유기들이 안으로 모여 뭉쳐 일정하게 배열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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