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고온에서 산화되던 퀀텀닷을 졸-겔 실록세인 합성 공정으로 보호 … 여전히 개선해야 하는 퀀텀닷 자체 발열 문제 남아있어

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이도창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퀀텀닷을 고온, 고습 환경에서 보호할 수 있는 퀀텀닷 실록세인 수지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학술지 <미 화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12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보다 다양한 색 표현 가능한 퀀텀닷
퀀텀닷(quantum dot)은 나노 크기의 결정으로 된 반도체 나노 결정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짧은 파장의 빛을 받아서 낮은 에너지의 긴 파장으로 바꿔주는 파장 변환체의 역할을 한다. 간단한 퀀텀닷의 크기 변화로 발광하는 빛의 파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퀀텀닷을 이용한 발광방식은 기존의 형광체를 적용한 방식에 비해 훨씬 넓은 변색 범위와 우수한 색 재현율을 가진다. 고에너지의 LED 청색광을 퀀텀닷을 통과시켜 빛의 파장을 바꿔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초고화질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고온, 고습에 약해 상용화 어려워
그러나 퀀텀닷은 고온, 고습 상태에서 쉽게 산화되어 고유의 특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LED는 발광하면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퀀텀닷이 모두 산화되어서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기존에는 퀀텀닷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층으로 된 차단 필름(barrier film) 사이에 퀀텀닷 층(QD layer)을 배치해 산소 및 수분과의 접촉을 없애고 산화를 방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퀀텀닷 층과 차단 필름의 비싼 가격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실록세인 합성 공정으로 산화 방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졸-겔 실록세인 합성 공정* 을 통해 만든 실록세인**(Si-O-Si) 구조로 퀀텀닷을 보호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연구팀이 만든 복합체는 탄소보다 높은 열 안정성을 갖는  실리콘 계열 고분자로 퀀텀닷을 보호하기 때문에 훨씬 열에 강한 성질을 가진다. 연구팀은 퀀텀닷-실록세인 복합체의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복합체를 습도 85%와 섭씨 85도의 환경에서 노출 실험했고 성능이 전혀 떨어지지 않음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체는 수분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오히려 발광 성능이 증가하는 성질을 보였다.
 
다양한 LED 관련 기술에 적용 가능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형광등이나 고화질 TV 등에 직접 적용될 수 있다. 퀀텀닷 복합체로 만든 조명은 백열등보다 색 순도율이 훨씬 높다. 따라서 전시장에서 사물을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하고, 정육점의 고기도 더 신선해 보이게 한다. 연구팀의 기술은 각각의 LED가 발광해 컬러 필터가 필요 없는 마이크로 LED 기술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는 백색 LED를 컬러 필터에 통과시켜 화면을 구현하는 기존의 OLED 기술보다 개선된 기술이다.

앞으로 더 개선해야 할 내열성 문제
하지만 연구팀은 아직 개선해야 할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퀀텀닷의 내열성이 개선되어야 할 가장 큰 문제다. 퀀텀닷이 높은 에너지의 빛을 받아 낮은 에너지의 빛으로 변할 때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는데 이때 에너지의 손실은 열에너지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바깥에서 오는 열 뿐만 아니라 퀀텀닷 스스로 만들어내는 열을 제어하고, 퀀텀닷의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개선 방향이다.
 
배 교수는 “퀀텀닷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퀀텀닷의 한계를 극복하고 널리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라며 “원천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수준으로서 향후 국내외 업체들과 협력해 퀀텀닷의 신뢰성을 향상시켜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졸-겔 합성 공정*
졸이 불안정하게 되어, 유기분산제에 부유돼 있는 줄에 물을 첨가해 겔화시켜, 섬유, 박막 등을 제조하는 방법.
 
실록세인**
Si-O로 이뤄진 화합물의 총칭. 실레인의 할로젠 치환제에  가수분해, 축합시켜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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