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제1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동아리연합회 재건설 준비위원회(이하 동연준비위)가 만장일치로 인준됐다. 동연준비위 인준 안건은 지난달 10일, 학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동연준비위 구성 및 학부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 기능 정지에 대한 학내 동아리 권한이 논의된 후 전학대회에 상정되었다.

작년 3월 동연 간부 총사퇴 후 학생사회 내 동아리 관련 업무 및 동아리 의견 수렴, 자원의 재분배 등이  정지됐다. 이후 여러 번 개최된 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동대회)를 통해 동연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제대로 된 의견이 모이지 않아 무산되었다. (관련기사 본지 420호, <동연 미래 논할 포럼, 우려와 무관심 속에서 개최돼>) 동연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학생사회의 불만은 커졌다. 박종혁 학우(화학과 15)는 “동연의 기능이 정지됨에 따라 지원금을 받지 못해 동아리 활동이 많이 위축되었던 것 같다”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어 “동아리 관련하여 학교와 협상할 단체가 사라짐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 표현의 폭도 줄어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달 10일 중운위에서는 동연의 정상화를 위해 동연준비위를 중운위의 산하 기구로 구성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만장일치로 전학대회에 넘어간 위 안건은 역시 만장일치로 인준되었고, 이에 따라 동연준비위가 중운위의 산하 기구로 등장하게 됐다. 동연준비위가 가지는 권한으로는 ▲동연 관련 학생회칙 개정안 상정권 ▲중앙집행국 업무 지원 요청권 ▲동연에 위임된 권한의 일부 집행권이 있으며, 동연준비위의 업무로는 ▲동연의 필요성과 존재 목적의 재정립 및 이에 적합한 동연의 지위 제시 ▲동연의 전반적인 문제 진단 및 해결방안 제시 ▲활동사항 및 논의사항을 적극적으로 동아리 단위와 공유 ▲실제 동연 운영을 위한 집행 일부 담당 및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등이 제시되었다.

이어 지난달 17일 제1차 임시 전학대회에서는 기존 동연 회칙의 유효성에 대한 논의 또한 이루어졌다. 현재 동연에 등록되어있는 동아리와 동아리원이 없기 때문에 심의 및 의결 체계가 모두 정지된 상태이다. 하지만 동연 회칙에 따르면 동연준비위 차원에서는 회칙 개정이 불가능하므로 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조영득 학부 총학생회장은 ‘기존 학부 동아리연합회 회칙을 전면 폐기하고, 준비위원회에 학생회칙에서 명시하고 있는 학부 동아리연합회의 회칙 제정 권한을 부여한다’라는 의결문안을 발의했다. 해당 안건이 찬성 28, 반대 0, 기권 1로 통과됨에 따라 기존 동연 회칙은 폐기되고 동연 직무는 동연준비위에서 제정한 회칙을 따르게 됐다.

지난 12일 전학대회 서면결의에 의해 동연준비위 위원장으로 김대환 학우(전산학부 12)가 인준되었다. 김 위원장은 “동연의 기능이 정지되고 1년이 지나고 나니 동연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이 사라졌다”라며 “이대로 1년이 더 지나 잘못된 역사를 다시 반복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을 막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동연이 없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학교 차원에서의 다양한 제제, 동아리들이 받는 불이익,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학우들이 받는 불이익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라며 동연준비위 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동연준비위는 지난 4일 동연 회칙 제정에 관한 제1차 간담회를 진행하고, 9일 중운위에 운영보고를 하는 등 활동사항을 중운위 및 전체 학생들에게 보고해 왔다. 동연준비위는 현재 ▲2017년도 전기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위한 동아리박람회 진행 ▲대학원 동아리연합회와의 지속적인 상황 공유 ▲동연 회칙 제정에 관한 간담회 개최 등의 업무를 진행 중이다. 특히 동연 회칙 제정에 관한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사회에게 자신들의 계획을 전달하고 있는데 ▲중앙동아리, 정동아리, 가동아리의 새로운 동아리 구분 체계 확립 ▲동아리 회원 명부 전산화 ▲동아리 연합회비 제도 신설 ▲동아리 지원금 차등분배 등이 있다.

위와 같은 계획안에 학생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중앙동아리 및 분과장 제도는 지나친 경쟁을 유발한다’, ‘동아리 연합회비 제도의 취지를 모르겠다’ 등 계획안에 불만을 가진 글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2’에 게시됐다. 특히 정동아리의 상위 격인 중앙동아리에 부여되는 의무와 책임보다, 중앙동아리가 얻는 권한과 명예가 더 많다는 논란이 커졌다. 이에 김 준비위원장은, “학우들이 가지는 대부분의 불만은 중앙동아리라는 완벽하지 않은 명칭에서 오는 거부감이다”라며 반박하였다.

우선 김 준비위원장은 중앙동아리 제도에 대해 “중앙동아리 제도는 기존 동아리들이 가지던 의무를 분리하고 의무로의 유도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라며 “대형 동아리방 우선 선택권과 같은 권리는 위와 같은 의무에서 파생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준비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의무의 분리’를 통해 동대회에서의 시간 낭비를 줄이고, 지원 자격 조건에 분과장이나 집행부원 배출 성과 등을 포함함으로써 ‘의무로의 유도’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김 준비위원장은 중앙동아리 제도가 지나친 경쟁을 유발한다는 말에는 “동아리원들의 결정에 의한 선택적 경쟁이며, 경쟁에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동의하지 않았다.

동아리 연합회비 제도에 대해서는 “동아리들이 동연으로부터 받아가는 혜택이 매우 크다”라며 동아리 지원금 지급, 동아리방 마련 등 동연이 동아리에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들에 대해 강조했다. 또, 김 준비위원장은 “동아리들이 동연의 지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연에서 요구하는 의무는 아무 것도 지지 않겠다라는 것은 모순적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