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대 학부 총학생회 <품>(이하 총학)과 제44대 대학원 총학생회 <RE:BOOT>(이하 원총) 산하 열린총장선출 특임위원회(이하 총장선출 TF)는 지난 6일 이사장과의 면담에서 총장 선출 이사회에서의 학생 의견 낭독 및 추후 이사회에서 학생 대표의 발언 기회를 만들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총장선출 TF는 지난달 14일 총장 후보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어 총장선출 TF는 지난달 16일 12시부터 18일 12시까지 총장 후보들에 대한 모의 투표를 진행했고,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이사회 내 학생 의견 전달 방향에 대한 정책 투표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한성진 부총학회장과 조승희 원총회장은 이사장과의 면담을 가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2일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경종민(63)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신성철(64) 물리학과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용훈(61) 교수(가나다 순) 등 3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KAIST 총장 후보 3배수 압축…12년만에 내부서 선임>) 이에 지난해 12월 29일 총학은 ▲총장 선출 학생 참여 필요성 공유 ▲후보자 조사 및 학생 의견 수렴 ▲총장 선출 학생 의견 반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목표로 하는 총학 중앙집행국 내 TF로서 총장선출 TF를 설치하고, 지난달 7일부터는 원총과 함께 업무를 시작했다. 총장선출 TF에는 한성진 부총학회장, 조승희 원총회장, 박상돈 원총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한성진 부총학회장은 “총장은 학교 전체 운영을 결정하며 학내 구성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며 “현재 선출 과정에 학생이 참여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직접 의견을 전달하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10일 열린 1월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총장선출 TF는 설치 목적 및 활동을 설명했다. 이에 중앙운영위원회는 향후 활동에 관한 결정을 총장선출 TF에 위임하고 사후승인하기로 의결했다.

총장선출 TF는 먼저 지난달 6일 이 이사장 및 강성모 총장에게 학생 대표의 이사회 참석 및 학생 의견 전달을 요청했다. 아울러, 각 후보에게 학교 현안에 관한 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 및 강 총장은 이사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이 이사장은 학생 의견을 서면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고, 강 총장 또한 동의했다. 또한, 총장선출 TF는 각 후보의 질의서 답변 및 이용훈, 경종민 후보 면담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14일 총장 후보 조사 보고서를 정리해 공개하는 한편, 카드뉴스를 통해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필요성을 설명했다.

총장 후보 조사 보고서는 각 후보의 활동 사항 및 공약을 소개하고 있다. 경종민 후보는 2011년 혁신비상위원회 위원장 및 교수협의회 의장을 맡았고, 이용훈 후보는 2011년 교학부총장을 역임했다. 신성철 후보는 2011년부터 DGIST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어 각 후보는 주요 공약, 학생과의 소통, 학부 학사제도, 학내 인권 보장 및 민주화, 대학원생 연구 환경 및 생활, 전문연구요원 제도 등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정리해 답변했다.

이어 지난달 16일 12시부터 18일 12시까지 총장선출 TF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총장 후보 모의 투표를 진행했다. 학부생 대상 투표에서는 ▲주요 공약 ▲학생과의 소통 ▲학부 학사제도 ▲기성회비 및 복지 ▲학생 인권 보장 ▲학내 민주화에 관해 각 후보 선호도를 물었고, 대학원생 대상 투표에서는 대학원생 연구 환경 ▲인건비 문제 ▲대학원생 등록금 ▲연차초과자 ▲인권 침해 내부고발자 보호 문제 ▲전문연구요원 ▲대학원 부패 근절 ▲대학원생 복지 ▲학내 민주화 항목에 관한 선호도를 물었다. 투표 결과 학부생 및 대학원생 투표 모두 대부분의 항목에서 이용훈 후보가 선호되었다.

총학은 해당 투표 결과를 정리해 이사회에 전달하고자 했고, 지난달 19일 윤찬현 기획처장을 만나 이사회 참석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윤 기획처장은 “이사회에 학교 구성원은 원칙적으로 들어갈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특히 총장은 이사회에서 간접 선출한다는 원칙이 있기에 출입은 허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윤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이렇게 요구한다면 교수들이나 교직원들도 마찬가지로 요구하게 된다”라며 “교수들나 교직원들도 가만히 있는데 학생들이 이러한 요청을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해당 면담에 대해 윤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후보들에게 직접 질의하는 것은 후보들이 자율적으로 답변할 수 있지만,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참석해서 전달하는 것은 규정에 없는 사항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사회 운영은 이사의 고유 권한이고, 이사장이 이사들에게 학생 대표 참여에 관해 물어본 결과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는 점도 전했다. 또한, “공식적인 절차에서 벗어나 결정 과정이 왜곡되면 외부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이사회는 학생 의견을 전달받기 위해서는 서면 전달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부총학회장은 “총장후보선임위원회에 위원을 보내고 후보도 추천할 수 있는 교수협의회와는 달리 총장 선출 전체 과정에서 학생은 아무런 참여 방법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 부총학회장은 직접 말하는 것과 서면으로 전달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학우 의견을 바탕으로 추후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총학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학부생을 대상으로 정책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정족수인 총학 회원 1/8을 넘어선 521명이 참여한 가운데, 응답자의 81%가 “직접 이사회 방문을 시도해 학생 의견을 낭독한다”라는 응답을 택했다. 이에 총장투표 TF는 지난 1일 이사장과 전화 면담을 통해 이사회 참석을 요구했고, 그 결과 6일 이사장과 학생 대표와의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이 사실을 전달받은 뒤 학생 대표인 한 부총학회장과 조 원총회장에게 해당 면담에 기획처장이 배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학생 대표는 이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박현욱 교학부총장은 기획처장의 배석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6일 윤 기획처장 및 정선태 기획팀장의 배석 하에 이사장과 학생 대표와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배석 결정에 대해 윤 기획처장은 “학교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 사무를 관장하는 학교 실무자로서 배석만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부총학회장은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도 학교  보직교수가 참석하게 된 것이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이사장과 학생 대표만의 단독 면담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면담 결과 이 이사장은 ▲학생 의견은 서면으로 전달받고, 이사회에서 5분 동안 읽는 시간을 가질 것 ▲총장 선출 학생 참여에 대한 학생 의견학생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서 말하는 자리를 가질 것을 약속했다. 한 부총학회장은 “다른 학교 구성원은 이사회에 출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들만 출입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이사장이 전했다”라고 밝혔다. 한 부총학회장은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가 학생들의 공식적인 선출 과정 참여 보장임을 고려할 때, 다음 이사회에서의 출입 및 발표가 중요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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