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5.22 수 14:51
시작페이지로 설정즐겨찾기 추가
> 뉴스 > 문화
     
[영화산책] 삶의 의미를 지키기 위한 사투
그리머 해커나르손 - <램스>
[428호] 2016년 11월 22일 (화) 최찬양 기자 tjstod8856@kaist.ac.kr
   
(주)인디플러그 제공

눈 덮인 아이슬란드의 시골 마을에 40년간 말없이 지내온 형제가 살고 있다. 영화 <램스>는 형제와 양에 관한 이야기를 정적으로 보여주며, 우리의 인생에서 소중한 존재는 무엇인지 묻고 있다.

키디와 구미는 양이 생계 목적이자 가족인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형제다. 이 마을에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우수 양 선발대회에서 형인 키디가 동생인 구미를 꺾고 우승한다. 대회가 끝나고 질투심에 우승한 양을 살피던 구미는, 키디의 양에게서 전염병인 ‘스크래피’의 증상을 확인하고 수의사에게 검사를 요청한다. 사소한 의혹에서 시작된 검사는 평화롭던 마을에 ‘스크래피’ 확진과 함께 모든 양을 도살 처분하라는 결과를 불러온다.

양을 도살하라는 통보에 대해 두 형제의 반응은 상반된다. 키디는 양이 끌려가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며, 정부에서 요청한 축사철거를 이행하지 않는다. 반면 구미는 양을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손으로 도살한 뒤, 축사를 철거한다. 양이 사라지고 작은 마을에 닥친 겨울 풍경은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노력에도 양을 모두 잃은 키디는 희망이 없는 사람처럼 술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술에 취한 키디는 구미의 집에 총을 쏘고 욕을 하며 구미를 원망한다. 가끔은 밖에서 잔 채 발견되어 구미에게 신세를 번번이 지기도 한다. 이러던 도중 키디는 우연히 구미가 집 지하실에 숨겨둔 양을 발견한다.

구미가 양을 몰래 숨겨두었단 사실을 안 키디는 자신의 양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고집스럽게 거부하던 축사철거도 스스로 하며, 구미에게 기쁜 얼굴로 우리의 양을 다시 번식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미는 자신의 양이라며 화를 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양이 들킬까 봐 불안해한다.

이런 구미의 불안은 현실로 다가온다. 공무원이 화장실을 빌려 쓰기 위해 집에 들렀을 때, 지하실에 있던 양이 우리를 부수고 울기 시작한다. 공무원은 양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재빨리 알리러 간다. 구미는 공무원이 나간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키디에게 양을 숨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도움을 청한다. 키디는 양을 겨울이 지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산으로 보내자고 제안한다.

형제는 양을 지키기 위해 저녁에 눈보라를 맞으며 양과 함께 산 정상으로 향한다. 하지만 산 정상으로 가는 도중 오토바이가 눈에 빠지고, 구미는 양을 놓칠까 봐 오토바이에서 내려 쫓아간다. 오토바이 위에서 애타게 구미를 부르는 키디의 목소리가 눈보라에 파묻힌다.

영화는 봄이 되어 양들을 다시 키우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까지 양을 보호하기 위해 눈보라 속에서 노력하는 두 형제의 모습만 보여준다. 평생을 함께한 양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는 형제의 모습을 보면, 형제의 양처럼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존재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최찬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카이스트신문(http://times.kaist.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교양분관 1층 카이스트신문사 | Tel 042-350-2243
발행인 신성철 | 주간 박현석 | 편집장 곽지호
Copyright 2010-2019 카이스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ist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