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과, 수리과학과, 화학과, 물리학과

[생명과학과]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 연구팀이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에 의한 새로운 시냅스 조절 원리를 밝혔다. 해당 연구는 지난 1월 19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되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시냅스의 기능은 시냅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 이 중에서도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synaptic adhesion mole-cules)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연결하거나 신호전달에 참여해 시냅스의 형성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은 크게 트랜스 결합과 시스 결합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한다. 트랜스 결합이란 서로 다른 세포막에 있는 두 단백질이 마주 보며 결합하는 것을 말하며, 시스 결합은 세포막 하나에 나란히 있는 단백질이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의 트랜스 결합 관련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상대적으로 발견하고 증명하기 어려운 시스 결합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연구팀은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의 시스 결합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뉴런 발달과 시냅스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 접착 단백질 IgSF11이 후시냅스 막에 있는 글루탐산 수용체 중 하나인 AMPA 수용체와 시스 결합 밝혔다. 또한, IgSF11과 AMPA 수용체는 후시냅스의 핵심단백질인 PSD-95와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해, AMPA 수용체를 안정화하고, 시냅스 신경전달을 증가시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과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의 시스 결합이 신경전달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또 다른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인 SALM3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냅스 세포 접착 단백질의 시스 결합이 시냅스의 형성 억제와 촉진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냅스 조절 원리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질환 연구 및 뇌 기능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리과학과]
수리과학과 변재형 교수 연구팀이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해의 성분간 상호작용이 음수와 양수가 혼합되었을 때의 해를 구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3월 1일자 <JMPA(Journal des Mathe-matiques Pures et Appliquees)>에 실렸다.
기존에는 n개의 성분(component)들 간에 모두 무한한 반발력이 작용할 때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 또한, n개의 성분 간에 무한한 인력이 작용하면 성분들이 한 점으로 수렴하며 성분 값이 0이 된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최초로 두 개의 상태가 혼합되어 있을 때의 해를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해의 성분이 총 3개일 때의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성분 사이에 무한한 인력이 작용하고, 세 번째 성분과 나머지 두 성분들 사이에 무한한 반발력이 작용하는 경우에 해를 구할 수 있었다. 또한, 인력과 반발력의 크기가 모두 유한하더라도 세 번째 성분과 나머지 두 성분 사이 반발력의 크기에 비해 두 성분간의 인력이 충분히 크기만 하면 세 번째 성분의 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두 경우 모두 첫 번째와 두 번째 성분은 0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이 수렴하는 지점은 세 번째 성분이 존재하는 집합의 경계(boundary) 중 변화율이 가장 작은 점이다.
또한, 연구팀이 연구한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에 관한 식이 아니므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생물학적 분석에 응용해 어떤 군집이 있을 때 각각의 성분 값으로 군집의 밀도를 나타내고, 그 사이 인력과 반발력을 군집간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며 에너지가 가장 낮아 안정한 해를 찾고, 그 해가 어떤 형태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다.

[화학과]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홍합의 족사(足絲) 구조를 모사해 사용 시 출혈이 일어나지 않는 주삿바늘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3일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되었다.
질병으로 인해, 혹은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해 주사를 맞으면 피멍(injection bruise)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환자의 원활한 치료를 위해 지혈제를 기반으로 출혈 없는 바늘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효과가 거의 없어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러한 바늘을 만들려면, 기계적 물성이 강해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갈 때는 단단히 바늘에 고정되어 있지만 바늘이 빠질 때는 바늘로부터 분리되어 체내에 남을 수 있는 물질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바위에 단단히 붙어있는 홍합의 특성을 이용했다. 홍합 족사는 아민기와 카테콜(catechol)의 반복 구조로 이루어지는 고분자 단백질 다발로 접착성을 가진다. 연구팀은 약간의 접착력을 가지는 고분자인 키토산(chitosan)의 아민기 일부를 카테콜로 치환해, 홍합 족사를 모사한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을 동결건조시키면 스펀지 형태의 물질이 생성되며, 이를 물에 녹여 말리면 얇고 단단한 필름이 만들어진다. 이 필름은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가 종이보다 강하며,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 접착성을 지닌다.
연구팀은 키토산-카테콜 용액을 바늘 표면에 떨어뜨린 후 말려 30μm 두께의 얇은 필름을 형성했다. 주삿바늘에 코팅된 고체 키토산-카테콜 필름은 혈액에 닿으면 접착성을 가진 젤 형태로 바뀌며 바늘과 분리된다. 이 접착성 젤이 혈관 내벽에 붙으며 바늘로 인해 생성된 구멍을 메워 주사 부위를 지혈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혈우병, 당뇨, 암, 아스피린 복용 환자 등 지혈이 잘 일어나지 않아 주사를 맞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양수검사, 뇌 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리학과]
물리학과 양찬호 교수 연구팀이 전기장으로 자석이 아닌 물질이 자성을 갖게 하거나, 그 반대로 자석의 자성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지난달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물질의 내부에는 자기 쌍극자가 많이 존재한다. 자기 쌍극자가 무질서하게 여러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면 비자성 상태고,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고 있으면 자성 상태이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석이 된다. 이를 이용해 정보를 자성 상태로 기록하면 저장 속도가 빠르고 정보를 기록할 때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저장 매체의 최소 저장 공간인 셀(cell)을 자성 물질로 만들려는 시도가 많았다. 기존에는 전류의 흐름을 통해 유도된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구현하려 했다. 하지만 자기장은 차폐가 매우 어려워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어서, 기존 방식은 인접한 셀의 자성도 변화시킨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자기전기 상호작용을 통해 자성 상태를 조절했다. 자기전기 상호작용은 자기장이 아닌 전기장을 이용해 자성 상태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모가 비교적 적다. 연구팀은 전기장을 가하자 무질서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던 자기 쌍극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자석에서 비자성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함을 보였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국소적으로 자기 쌍극자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인접한 셀의 자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기존의 자기전기 상호작용은 극저온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으며 자성의 변화가 가역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신기술은 차세대 정보 저장 소자 개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제 1 저자인 물리학과 장병권 학우는 “전기적으로 조절 가능한 자성 물질이 인접한 강자성체의 자기적 성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