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는 UAE 원자력발전소 수주 성사로 뜨거웠다. 50조 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 4기를 짓는 우리나라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수주라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 원자력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세계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현재 세계는 원자력을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을 에너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원자력발전의 발자취를 따라 원자력발전의 원리와 종류, 구성요소를 알아보자

원자력발전소, 그 50년의 역사
1942년 12월 E.페르미가 핵분열 연쇄반응을 발견한 이후 본격적인 원자력발전 연구가 시작되었다. 1954년 6월, 구소련에서 5MW급 흑연감속형 원자로를 사용한 오브닌스크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상용 원전이자 가장 수명이 긴 원전으로 기록되었고, 2002년 4월 30일에 발전소의 마지막 불을 껐다.

우리나라는 1978년 4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587MW의 출력을 내는 가압경수형 원자로인 고리 1호기가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개시하면서 본격적인 원자력시대를 열었다.

상대성 이론에서 시작하는 원자력발전
E=mc², 이는 상대성 이론을 고안한 아인슈타인의 에너지 질량 등가 법칙이다. 여기서 E는 물체의 정지 에너지, m은 물체의 정지 질량, c는 빛의 속도를 뜻한다. 원자력발전은 상대성 원리를 기반으로 한 이 기본 공식에서 출발한다. 원자력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이 원자핵 분열을 일으켜 감소한 질량만큼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원자로를 돌면서 원자핵이 쪼개지고 나면 그전보다 무게가 줄어드는데, 이때 위 공식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너지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의 기본 원리이다.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는 점에서는 화력발전 방식과 같지만, 에너지 공급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다른 발전 방식으로 본다.

원자력발전은 원자로의 특성에 따라 분류
원자력발전은 원자로의 특성에 따라 핵분열반응이 일어나는 핵분열로와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핵융합로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원자력발전 방식은 핵분열로이며, 핵융합로는 발전 효율이 매우 높아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지만, 아직은 기초 연구개발 단계이다.

핵분열로는 에너지가 높은 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증식로와 비교적 낮은 에너지의 중성자를 사용하는 열중성자로로 분류한다. 고속증식로는 고속중성자를 사용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형식의 원자로이며, 열중성자로는 열중성자에 의해 원자핵 분열의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설계한 원자로이다. 열중성자로는 중성자의 에너지 감속을 위한 감속재 종류에 따라 경수로, 중수로, 흑연로로 나눌 수 있다.

높은 압력의 냉각제를 사용하는 가압수형 원자로
국내 대부분의 원자력발전소는 비교적 효율이 높은 가압수형 원자로를 사용한다. 냉각제가 기체상태보다 액체상태일 때 효율이 더 좋기 때문에, 가압수형 원자로는 높은 압력을 가해 냉각제가 끓지 않는 상태에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원자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가압수형 원자로는 보통 물인 경수(H2O)를 사용하는 원자로와 무거운 물인 중수(D2O)를 사용하는 원자로로 나뉜다. 경수를 사용하는 가압경수형 원자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는 원자로 형태로, 국내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하고는 모든 원자력발전소가 가압경수형 원자로를 사용한다. 가압중수형 원자로는 캐나다에서 개발한 원자로이며, 국내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가 유일하게 이러한 방식의 원자로를 가지고 있다.

중수형 원자로는 운전 중에 핵연료를 교체할 수 있고 농도 0.7%의 값싼 천연 우라늄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설 단가가 비싸고 값싼 경수에 비해 비싼 중수를 냉각제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안전하도록 구성된 원자로의 다양한 구성요소
원자로는 노심과 반사체, 차폐체 그리고 제어봉으로 구성된다. 노심은 중성자의 핵분열 연쇄반응이 이루어지는 원자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노심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옮겨주는 냉각제와 감속재로 구성된다. 냉각제는 원자로에 따라 쓰는 물질이 다르긴 하지만 경수와 중수, 이산화탄소, 헬륨, 액체 금속을 사용한다. 감속재는 핵연료와 고속중성자를 열중성자로 감속시키는 방법으로 제어한다. 반사체는 노심의 중성자를 다시 내부로 돌려보내 주는 역할을 한다. 차폐체는 노심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을 막아준다. 제어봉은 원자로의 온도와 중성자 밀도, 출력 상황을 측정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 수를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핵연료 다발 사이사이에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 붕소나 카드뮴으로 만든 제어봉이 끼워져 있다. 따라서 중성자 수를 줄여야 할 경우에는 원자로 안에 많은 제어봉을, 그렇지 않으면 적은 수의 제어봉을 넣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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