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학공학과 <분자열역학과 에너지 시스템(이하 열역학)> 강의에서 수업 외 행사인 산행 참석 여부를 출석 점수에 반영하고, 참가비를 걷기로 해 수강생 간에 논란이 일었다. 이후 생명화학공학과는 행사 비용을 학과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열역학 강의는 생명화학공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으로 타 학과생은 수강할 수 없으며, 매년 학과 내 교류를 위해 산행을 하고 참석 여부를 출석에 반영했다. 참석한 수강생은 출석 점수를 인정받고, 참석하지 않은 수강생은 대체 과제를 제출해야 출석 처리된다. 올해도 지난 1일 9시부터 계룡산을 오르고, 인당 참가비 5000원을 걷을 예정이라는 공지가 지난달 21일 학과 카카오톡 단체방 등에 올라왔다. 그러자 수강생 간에 논란이 일었고,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대나무숲에 공론화되기도 했다.

김진영 생명화학공학과 학생회장에 따르면, 해당 강의는 적어도 재작년부터 산행과 출석을 연계했다. 수강생이 100명 정도였던 재작년에는 행사에 참가비를 걷었으나, 작년엔 수강생이 10명 남짓으로 적어 학과 예산에서 충당했다. 그러다 수강생이 100명 남짓으로 늘어난 올해는 다시 참가비를 걷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김 학생회장은 과 학생회가 학과장과 면담해 참가비를 걷지 않고 학과 예산 증액분에서 산행 비용을 충당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에 예정된 다른 예산 사용처들에 변동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김 학생회장은 “민원 대다수는 참가비 징수에 관한 것이었지, 산행을 출석과 연계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낸 것은 한 명뿐이었다”라며 “학생회가 한 명의 의견만으로 산행의 출석 연계를 문제 삼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과제로 산행 출석을 대체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열역학 강의를 맡은 김종득 교수는 해당 행사는 일종의 야외 수업으로, 올해는 엔트로피를 주제로 산행과 토론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대체 과제가 있어 산행에 참석하지 않아도 출석할 수 있었다”라며 “학생들의 비용 부담도 없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익명의 열역학 수강생은 “산행 자체는 좋은 친목 활동이라고 느꼈다”라며 “그렇지만 출석에 반영된다는 사실로 수강생들이 부담을 느꼈고, 산행의 좋은 취지가 일부 퇴색된 것 같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