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끝났다. 추석이 끝나자마자 쏟아져나오는 전공 과제들, 동아리 행사, 조모임, 근로, 그 틈에 연구면 취재 다녀와서 기사 쓰려니 참 힘들었다. 교수님들도 1주 신문인걸 아시는지 컨택 메일 답장은 오지 않았고, 불안한 마음에 3명의 교수님에게 컨택 메일을 보냈었다.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정상적인 연구 기사가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
누군가 자신의 삶이 너무 바쁘다고 불평을 털어놓을 때면 “야, 내가 더 바빠”라고 말문을 텄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정말이지 어리석은 대답이었다. 그냥 뭐가 그렇게 바쁜지 가만히 들어주고 고개 끄덕끄덕 해주면 됐을걸, 왜 나는 그렇게 이기적인 말을 내뱉었을까.
문득 지난 한 주를 떠올렸을 때, 나는 내가 쉴 틈 없이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찬찬히 생각해봤다. 나는 화요일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고 오히려 내가 많은 것을 배워갔던 하루였다. 목요일 저녁에는 고등학교 선배가 사주시는 족발을 먹었다. 행복했다. 토요일에는 영화도 보고 술도 마셨다. 그렇다. 숙제나 일 말고도 내가 일주일동안 한 일은 꽤나 많았던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주변인들에게 바쁘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강도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생각보다 나는 지금 놀 것 다 놀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생활을 내 기준의‘바쁜 삶’이라고 한다면, 나는 매일매일 이 바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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