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11.18 토 00:26
시작페이지로 설정즐겨찾기 추가
 
> 뉴스 > 학술·연구 | 학술
     
하이퍼루프, 초고속 열차 시대를 꿈꾸다
고속 열차들의 단점을 개선한 하이퍼루프, 상용화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 많아
[425호] 2016년 09월 27일 (화) 김승후 기자 mind9063@kaist.ac.kr

 최근 시속 1200km의 초고속 진동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음속 자기 부상 열차)’ 가 세계적인 화제다.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와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초음속 열차 하이퍼루프는 세계 최대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가 2012년에 처음 제안했다. 지난 5월 11일, 미국의 하이퍼루프 개발 회사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설치된 0.5mi짜리 테스트 선로에서 2초만에 시속 187km의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다. 하이퍼루프는 서울과 부산을 16분만에 이동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우리나라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열차는 물리적으로 속도 제한돼
고속 열차의 속도를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공기저항과 마찰력이다. 자기 부상 열차는 차량과 레일 사이에 마찰이 생기지 않으므로 차륜식 고속 열차보다 속도가 빠르지만, 역시 공기 저항은 극복하지 못한다. 또한, 자기 부상 열차는 열차 추진뿐 아니라 띄우는 데에도 전기가 필요하며, 궤도 건설 비용이 비싸다. 
 
튜브 트레인에서 유래한 하이퍼루프
하이퍼루프는 기압이 낮은 튜브 안에 설치된 레일 위를 자기장과 공기의 힘으로 이동하는 1량짜리 열차다. 하이퍼루프의 개념은 진공에서 달리는 자기 부상 열차인 튜브 트레인에서 유래했다. 개발자들은 튜브 트레인을 현실적인 수준에서 적용해 하이퍼루프를 설계했다. 하이퍼루프의 원리는 20세기 초, 중반에 병원이나 사무실, 우체국 등에서 사용하던 기송관과 비슷하다. 기송관이란 압력을 낮추고 순간적으로 공기를 빼거나 불어 넣어 물건을 나르는 긴 관을 말한다. 하이퍼루프는 거대한 진공 튜브에서 기압으로 열차를 밀어서 공기저항이 없고, 자기 부상원리로 차체를 띄우므로 마찰력이 없어서 음속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
 
공기 제거한 뒤 자기력으로 가속해
하이퍼루프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튜브 안의 공기를 제거했다. 또한, 열차 부상 과정에서 전기소모를 줄이기 위해 튜브 공기 베어링(Air Bearing) 방식을 이용했다. 튜브 공기 베어링 방식이란 열차와 튜브 사이에 고압의 공기를 보내 기압으로 열차를 띄우고 지지하는 방식이다.
 
하이퍼루프는 바퀴가 없는 대신 레일과 열차의 자기적 상호작용으로 가속되므로 자기 부상 열차에 사용되는 선형 유도 모터(Linear-Induction Motor)에서 추진력을 얻는다. 따라서 하이퍼루프는 공기저항과 마찰저항이 거의 없어 에너지 공급 없이도 충분히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이론상으로 열차의 정상적인 운행을 위해 필요한 선형 유도 모터는 112km당 하나다. 
 
수송 효율과 경제성 좋은 하이퍼루프
하이퍼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웬만한 항공기보다 수송이 빠르다는 점이다. 특히 수송의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이점이 크다. 우선, 철도인 하이퍼루프는 공항에 비해 도시에 진입하기 쉽다. 또한 튜브가 열차를 감싸고 있어 탈선 위험이 없어 급경사, 급커브에도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하이퍼루프는 기존의 고속 철도보다 안전하며, 방해물을 우회해 지나가기 쉬우므로 터널 수도 고속철도나 고속도로에 비해 줄일 수 있다. 이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철도 건설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분야가 토목 분야임을 고려했을 때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또한, 이론적으로 하이퍼루프는 가속 코일만 충분히 있다면 수직 방향으로 운행도 가능하다. 
 
하이퍼루프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기 부상 열차보다 전기료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열차 추진에 사용하는 외부 선형 유도 모터는 하이퍼루프 선로의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충전한다. 따라서 하이퍼루프의 선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로 사용할 수 있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전기 소모량보다 생산량이 더 크기까지 하다.
 
자기저항 비롯한 기술 문제 해결해야
하지만 하이퍼루프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하이퍼루프가 극복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자기저항이다. 하이퍼루프는 자기장을 이용해 열차를 띄워 물리적 마찰은 줄였지만, 자기저항으로 인한 감속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실제로 하이퍼루프 원이 제시한 열차에는 자기저항을 조절하는 기술이 아직 반영되어 있지 않다.
 
열차가 고속으로 진행할 때 발생하는 진동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진동으로 인한 문제는 기존 고속 열차에서도 발견된다. 지난해 시험 주행에서 최고 시속 603km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에 등극한 일본의 리니어 주오 신칸센은 자력으로 열차가 철로에서 10cm 정도 떠서 달리는 자기 부상 열차다. 하지만 이 열차는 부상 제어 시스템이 없어 커브 구간이나 미세한 변화가 있는 구간에서 진동이 생긴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시속 1200km로 이동하는 하이퍼루프도 역시 진동이 발생해, 승차감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소음과 더불어 심각한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욱 정교해져야 할 탑승객 안전 문제
1량짜리 차량이 시속 1200km로 달리기 위해서는 기존 열차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자동화된 제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차량 간격을 유지해야 하고, 앞의 열차가 사고가 났을 경우 등에 대한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 튜브가 파손되었을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튜브 내부의 부속품 하나가 떨어지는 정도로 작은 파손도 파편이 튜브 공기 베어링 위를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열차에 부딪히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응급 상황이라도 튜브가 열차를 완전히 감싸고 있는 구조인 이상 다음 역까지는 이동해야 한다. 튜브를 찢지 않는 이상 중간에 튜브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열차에 창문을 설치할 수 없어 응급 상황에서 승객들이 폐소 공포증을 호소할 수 있다. 특히 튜브 내 공기가 희박하므로 질식 우려가 있고, 사고 발생시 탑승객 전원사망 등 대형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다분하다. 승객이 빠른 속도와 좁은 밀폐된 공간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가능성도 높다. 그 뿐만 아니라 승객들은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는 하이퍼루프를 타기 위해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한다. 하이퍼루프 개발자들은 승객들이 1G~5G의 가속도를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F1 드라이버가 받는 수준의 힘이다.
 
국내 상황에 맞는 개선 방안 필요해
경제적인 문제도 더욱 개선해야 한다. 하이퍼루프 제작 비용은 고속철도의 1/6 정도지만, 현재 설계대로라면 1년간 기대 수송 인원은 고속철도의 1/10에 불과하다. 건설 비용은 저렴하지만 수송인원을 고려하면 경제적이지 못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 개발을 떠나 하이퍼루프를 활용할 만한 경제적인 노선이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 정도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국가적 교통 인프라 정책 면에서 이제 막 떠오른 하이퍼루프 개념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 역시 쉽지 않다.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시선
하이퍼루프의 모든 개발 과정은 오픈 소스로 진행되고 있다. 하이퍼루프 원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인 밤브로건은 “올해 말까지 추진력 기술이 적용된 썰매(sled)가 터널 속을 주행하는 완전한 시험(full test)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하이퍼루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UNIST 기계및원자력공학부 이재선 교수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아주 오랜 기간의 연구와 여러 연구 기관 간의 협업 및 정부의 정책 등이 모두 뒷받침되어야만 하이퍼루프 기술 연구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퍼루프의 상용화 방향과 시점은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갈릴 만큼 미지수다. 하지만 하이퍼루프 기술 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축적되는 기술이 기존의 철도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교수는 “고속철도가 우리의 생활 반경을 바꾼 것 이상으로 (하이퍼루프는) 우리의 생활 패턴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라고 하이퍼루프와 초고속 열차 산업의 미래 전망을 밝혔다. 기술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하이퍼루프가 상용화될 날을 기대해본다.
 
 
 
 
김승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카이스트신문(http://times.kaist.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교양분관 1층 카이스트신문사 | Tel 042-350-2243
발행인 신성철 | 주간 김동주 | 편집장 이상현
Copyright 2010-2016 카이스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ist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