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저널리즘 대학원, 과학기술과 대중 소통 도울 것

지난 20일 터만홀에서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입학식이 열렸다. 과학기술 연구 성과가 대중이 이용할 수 있게 상용화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과학기술 연구, 개발과 더불어 일반 대중에 대한 홍보가 중요해졌다. 과학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이러한 역할을 맡고 있는 언론, 홍보 분야 실무자를 대상으로 전반적인 과학기술 지식을 교육한다. 책임교수인 인문사회과학과 진달용 교수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프로그램이란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프로그램은 언론, 홍보 분야 실무자에게 과학기술 관련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언론인과 홍보 담당자는 과학기술 관련 내용을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들을 교육해 대중이 과학기술과 올바르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언론사나 기업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므로 일반 대학원생과 달리 주말 교육과정을 이수한다.

프로그램 규모와 운영 계획
지난해 12월부터 모집을 시작해 지난 1월 1기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 본래 20명 선발을 계획했으나 학과 취지에 맞는 지원자가 많아 24명을 최종 선발했다. 선발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지며 내년부터는 30여 명으로 정원을 늘릴 계획이다. 1기 최종합격자는 지난 20일 우리 학교 창의학습관에서 입학식을 치르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격주 토요일 9시부터 6시까지의 수업을 원칙으로 하나 늦은 개강으로 당분간은 매주 주말에 수업하게 된다. 하루 세 과목을 듣고, 수업 시작 전 30분간 시험을 치러서 성적을 낸다.

홍보는 어떻게 했나
우선,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사와 100여 개의 주요 기업체에 서신을 보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한국경제와 전자신문, 대덕넷 등의 언론에 지면 광고를, 중소기업중앙회 홈페이지에 인터넷 광고를 냈다. 또한, 서울에서 세 번의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학과 개설 후 신입생 선발까지 시간이 부족해 지원자가 많을지 걱정했으나 능력 있는 인재가 많이 지원해 성공적이었다.

1기에 선발된 사람은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프로그램의 첫 학생은 크게 기자와 비기자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기자 그룹은 언론사에서 실무 경력을 평균 9년 정도 쌓은 이들로, 20년 이상의 기자 경력을 가진 이도 있다. 쉽게 말해 각 언론사에서 중견 기자 정도의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다. MBC, KBS, EBS 등의 방송사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의 신문사, 대덕넷 등 온라인매체 기자를 포함해 총 16명이 선발되었다. 비기자 그룹은 삼성증권, POSCO, 원자력기술연구원 등 각 기업에서 7년에서 15년간 과학기술 홍보 분야를 담당한 8명이다. 한 회사에서 한 명씩만 지원을 허가해 사내 경쟁률이 대단했다고 한다. 대학 학부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지원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실무자에게 전문 지식을 가르친다는 취지에 맞지 않아 선발하지 않았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학생 가운데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대다수이므로 상대적으로 과학기술 전문지식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과학기술과목을 많이 이수하도록 했다. ▲정보통신공학(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융합과학기술(CT), ▲EEWS 등 다섯 개의 전반적인 과학기술을 다루는 과목과 ▲식량•생명•질병, ▲과학기술정책 등 인류가 당면한 과제와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 적용되는 정책을 다루는 두 과목을 포함해 총 일곱 개의 전공필수과목이 개설되었다.

이뿐 아니라 과학기술 관련 내용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교육도 진행된다. 과학저널리즘이론이나 과학저널리즘연구방법론 등의 과목에서는 과학기술을 저널리즘이라는 렌즈를 통해 사회에 투영시키는 방법을 배운다. 이렇게 2년간 33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시 공학석사학위가 주어진다.

교육은 21명의 우리 학교 교수가 진행한다. 교수진에는 과학기술 분야와 인문사회과학과 교수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 과학기자협회 회장이나 동아사이언스 대표 등 과학기술 관련 언론인으로 이루어진 5명의 외부 전문 교수진도 참여한다. 외부 교수진은 앞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학교의 유사한 프로그램은
우리 학교에 과학저널리즘 프로그램을 개설하면서 국내외의 많은 사례를 검토했다. 우선, 국내 사례를 보면 서강대학교에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이라는 10주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은 저널리즘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저널리즘이론, 저널리즘방법론 등을 위주로 교육한다는 점에서 우리 학교와 차이가 있다.

외국에는 더욱 다양한 사례가 많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 해 현직 기자들을 대상으로 9개월간 과학기술관련 글쓰기에 관해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는 단기 프로그램이 있다. 이외에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등에는 2년 과정의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이 개설되어 있다.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을 만들기 전 탐색 단계에서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등 몇몇 대학을 방문했으나 모두 실무 위주의 교육을 진행했다. 이러한 대학과 달리 우리 학교의 프로그램은 이미 실무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학생에게 과학기술 관련 전문지식을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이런 의미의 과학저널리즘 대학원 프로그램은 세계 최초여서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높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르면 내년부터 일반 학우를 대상으로 한 과학저널리즘 석사과정 대학원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우리 학교에서 과학기술 관련 학문을 배운 학생들이 언론 매체를 통해 자신이 배운 지식을 사회에 투영하고 싶다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이다. 정규 석사과정이 개설되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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