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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에 오른 자율주행 자동차, 도로 위를 달릴 수 있을까
IT•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경쟁 분야 상용화 위한 과제 여전히 남아있어
[423호] 2016년 08월 30일 (화) 곽대현 기자 nubdigi7@kaist.ac.kr
지난 5월 7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의 자율주행 자동차인 ‘모델 S’ 의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율주행 중이던 차량이 흰색 대형 트레일러와 하늘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진한 것이다. 사고 이후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일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적 한계가 드러난 이 시점,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알아본다.

주행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는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교통 환경에 맞추어 운전하는 차량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기술의 핵심은 주변의 지형지물을 자동차가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주행하는 것이다. 차량에 설치된 여러 장비는 운전자가 운전 중 위기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표지판 등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역할을 하고, 레이저 센서는 빛이 물체에 반사되는 원리를 이용해 물체 간의 거리를 측정한다.
 
복잡한 운전 환경에 대한 고려 필요해
자동차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언제 일어날지 모를 사고로부터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표적 무인 이동체인 드론의 경우 비교적 장애물이 적은 하늘 위를 날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는 도로 위를 주행하므로 고려해야 할 점이 매우 많다. 예를 들면 도로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 등의 장애물이 나타나면 이를 정확히 감지해서 빠르게 피해야 하고, 계속해서 환경이 변하는 도로 위를 주행하면서 지정 규칙도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다른 무인 이동체에 비해 자율주행 자동차는 개발이 어렵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나누는 4단계
미국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은 자율주행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특정 기능만 자동화한 선택적 능동제어 단계다.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면 경보음을 내는 장치나, 정속 주행 장치 등의 기능이 이에 속한다. 이와 같은 기능은 현재도 많은 자동차에서 지원하고 있다. 2단계는 통합적 자동화 단계로, 1단계의 기술을 통합하고 조율하는 단계다. 운전자는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운전자의 시선은 항상 전방을 유지해야 한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이 단계에 속한다. 3단계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로, 자동차의 가속, 주행, 제동을 모두 자동화한 단계다. 운전자는 차량 내에서 독서를 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2단계와 마찬가지로 위기 상황 시 운전자의 제어가 필요하다.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 주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3단계까지만 가능하고, 4단계 자율주행 자동차는 완벽하게 상용화하기 어렵다.
 
기업 간 자율주행 기술 경쟁 활발해
현재 각종 기술업체와 자동차 제조업체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발을 앞다투어 진행 중이다. 기술업체 중 가장 앞선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은 구글(Goo-gle)이다. 구글은 2010년에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계획을 발표해, 2014년에 시제품을 공개했다. 중국의 인터넷 검색 기업인 바이두(Bai-du)도 독일의 자동차 회사 BMW와 협력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제조사인 블랙베리(BlackBerry)와 그래픽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Nvidia) 등도 자율주행 자동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제조업체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와 아우디(Audi)는 이미 앞 차량과 거리 유지, 자동 급제동 등의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간 자동차를 시판하고 있으며, 볼보(Volvo)는 회사에서 자체적인 자율주행 도로를 만들어 테스트 중이다. 또한, 닛산(Nissan)과 혼다(Honda)는 2020년까지 상용화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지정해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작년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제네시스를 서울 시내에서 시범 운행한 현대자동차는 최근 구글과 협력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관련 법률 필요성 대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만큼 새로운 법률도 필수적이다. 가장 처음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을 허가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네바다주에서는 지난 2011년 미국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일반도로 시험운행을 시작했고, 다음 해 2월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을 허용했다. 그 후로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 미시간주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주행을 허가해, 현재는 미국의 4개 주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이 허가되며 관련 법률 역시 제정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차량국(Department of Mo-tor Vehicles)이 제시한 요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운전 시 자율주행 자동차에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운전자는 방어운전 교육을 이수한 뒤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특별 면허를 취득해야만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험운행은 허가된 상태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해 자율주행 자동차 특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윤리적•기술적•사회적 문제 존재해
자동차업계에서 이토록 큰 이슈를 몰고 다니는 자율주행 자동차지만, 그 실용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용화에 방해가 되는 문제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제일 큰 문제는 운전 중에 사고를 냈을 때 책임소재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사고의 주체가 운전자라면 책임소재가 분명하기 때문에 확실한 처벌이 가능하지만, 자율주행차량의 기술적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때는 ‘운전자와 제조사 중 누구를 처벌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입법의 필요성도 대두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의 윤리 판단 문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직진하면 다수의 행인을 치고 방향을 틀면 1명만 치는 경우나, 직진하면 다수의 행인을 치지만 방향을 틀면 운전자만 희생되는 경우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긴급한 사고 상황 시 차량이 어떤 판단을 내리도록 프로그래밍 해야 할지 논란이 되고 있다.
세 번째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반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하거나 두려움을 느낀다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빠르게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기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운송업자나 대리운전기사같이 운전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모두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울 논의도 필요하다.
 
우리 학교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한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는 “일반 자동차에서도 기계적, 전자적 결함으로 많은 사고가 일어나지만 사람들은 자동차를 계속 이용한다”라며 “자율주행 자동차의 성능에 대한 의심이 오히려 과민한 반응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은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하지만 언젠가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판될 것이고,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보편화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완전한 상용화는 이제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가 원활히 사용되려면 기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사회적 영향까지도 고려하는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편의 기술 발전의 방아쇠를 당길 자율주행 자동차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해본다.
 
취재& 감수 | 심현철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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