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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소설가가 살아가는 세상
오르한 파묵 - <다른 색들>
[423호] 2016년 08월 30일 (화) 최찬양 기자 tjstod8856@kaist.ac.kr

소설을 읽다 보면 이따금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곤 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거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전해주는 내용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는 동시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있는 것일까?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은 이 책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소설가는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 흔히들 어떤 대상을 보고 그와 관련된 경험이나 사물을 연상하는 것을 생각이 꼬리를 문다고 표현한다. 소설가의 세상은 이런 꼬리물기의 연속이다. 밤에 일어나 바닥에 깔린 바닥재의 모양을 보며 이상함을 느낀 파묵은, 그동안 자신이 느낀 이상한 대상을 하나씩 떠올리기 시작한다. 라디에이터 파이프는 왜 굽어 있으며, 전등 안에서 왜 전구의 빛이 새어 나오는가. 이어 저자는 두개골 안에 전구가 켜져 있다면 어떨지 상상한다. 저자는 소설을 쓸 때도 유사한 생각을 거쳐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소설가의 삶은 어떠한가. 파묵은 소설가의 삶은 반쯤 죽은 상태라 표현한다. 매일 일정량의 문학을 복용해야 하기 위해 생활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죽어있는 상태를 문학으로 소생시키기 위해 그는 하루 10시간을 글과 함께 방에서 보낸다. 이렇게 소설과 함께한 삶으로 그는 하루 평균 0.75장의 글을 쓰며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소설가는 누구를 위해 소설을 쓰는가. 파묵은 자신의 소설은 이상적인 독자를 위한 것이라 말한다. 그의 조국인 터키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라다. 파묵은 이런 꽉 막힌 조국의 공기를 답답해하며 편협하지 않은 사고를 원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의 자유로운 소설에 이러저러한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며 그를 비판한다. 그러기에 그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순수하게 소설을 읽어줄 독자를 상상하며 소설을 쓴다.

자신의 삶을 기록한 수필을 통해 파묵은 소설가가 되기 위한 자세를 말한다. 인내심을 갖고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 때, 비로소 소설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소설이 나오기까지 고뇌하는 작가의 삶을 따라가며 소설의 가치를 한 번 되새겨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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