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 학기가 다가왔다. 이번 호 본지가 발행된 날이면 개강은 겨우 이틀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학우 대부분은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새 학기의 생활을 걱정하고, 기대하면서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있을 터다.
새로운 학기를 맞이해 계획을 구상하는 것은 어느 한 개인만은 아니다. 각종 학내 단체들 역시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단체의 명맥을 유지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규 단원 모집도 그 일환이다. 비록 필자도 이 글에서 개인과 단체를 나누어서 말하고 있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단체를 운영하는 것은 여러 개인이므로 어느 단체든 발전을 이루려면 해당 단체에 걸맞은 인재를 영입해야 할 것이다. 모두들 이를 알고 있기에 새 학기마다 동아리방을 개방하고,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며, 거리에 나가 목이 터져라 단체를 광고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사정은 외부도 마찬가지다. 당장 우리 학교만 해도, 매년 신입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본지가 이번에 다룬 신입생 모집 요강 변경의 배경을 살펴보면,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우리 학교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2면)
변경 사항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특기자 전형 신설일 것이다. 특기자 전형은 지원자의 종합적인 능력보다는 특기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자 시행되는 전형으로, 제출 서류에도 분량 제한만이 있을 뿐 여러 대외 입상 경력도 인정된다. 또한, 입학 후에는 그 특기 역량을 인정받아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니, 학교도 해당 전형에 거는 기대가 커 보인다.
물론, 우리 학교가 야심 차게 내놓은 새로운 전형인 만큼 거기에 큰 기대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전형을 검토하고 신설하는 데 들인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테니 말이다.
다만 그런 학교가 들인 비용이 ‘특기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당장에 학점이 높지 않다고 해서, 주변 학우들보다 특출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해서 특기자들이 받은 혜택이 그들에게 지워진 짐이 되어선 안 된다. 그들은 KAIST에 입학할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받은 예비 학우이지, 받은 비용만큼 성과를 뽑아내는 기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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