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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목 정원 조정 논쟁 속, 두 단체의 목소리를 듣다(2)
KAIST 학부 총학생회 기고
[423호] 2016년 08월 30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편집자 주> 본지는 제30대 학부 총학생회 <K’ loud>(이하 총학)와 인문사회과학부(이하 인사부) 간에 일어난 교양과목 정원 조정 논쟁에 대해 다루었다. (관련기사 3면) 본 사안이 학우들에게도, 교수진에게도 민감한 일인 만큼, 총학과 인사부의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사부의 해당 정책이 다가오는 가을학기부터 시행되며 개강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대치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사자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 사안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양쪽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았다.


학생사회와 소통 않는 인문사회과학부를 규탄한다

지난달, 인사부는 교양과목 정원을 최대 40명으로, 추가신청 인원을 최대 10명으로 제한했다. 이로써 한국어 강의 교양과목의 정원이 상당수 축소되었으며, 학우들은 이번 ‘교양 대란’ 때문에 충격에 빠졌다. 수강신청 기간이 되어서야 이러한 사실을 안 총학은 본 정책을 학우들과의 어떠한 소통 없이 밀어붙인 졸속행정으로 규정한 뒤 인사부 학부장, 교무처장,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학장을 차례로 만나 정원을 예년과 같이 늘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 결과 윤정로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학장과의 면담에서 대형강의로 진행하던 과목 중 평가가 좋은 과목들을 총학이 선별해 제안하면 인사부에서 80명 선으로 정원을 늘리고, 총학과 인사부는 가을학기 중 교양과목 전반 정책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총학이 제안한 14개 과목 리스트를 넘겨받은 마이클 박 인사부 부학부장은 학생들의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 3개 과목의 정원만을 확대했다. 또한, 불통의 주체였던 인사부의 졸속 행보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총학 지도부를 공격하며 총학회장의 대표성을 부정하고 소통을 단절했다. 거듭되는 총학생회의 소통 요청에 대해 마이클 박 부학부장은 신문사에 보낸 입장문을 통보했을 뿐이며, 그 내용 역시 수많은 논리적 오류로 점철되어 있다.

마이클 박 부학부장은 KAIST의 역사적 맥락과 구성원들의 합의를 무시한 채 글로벌 정책을 해석하고 있다. 서남표 총장 시절 KAIST는 ‘전면적 영어강의’와 ‘차등적 등록금’ 제도 등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 2011년, 학내 구성원이 모여 ‘혁신비상위원회’를 구성하고 KAIST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확립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전면적 영어강의제도 역시 혁신비상위원회의 안건에 상정되었다. 그 결과 교양과목은 영어강의를 강제하지 않음을 합의했으며, 졸업이수요건에 있던 영어강의 교양과목 필수 이수 조건 폐지 역시 의결되었다. 교양과목에서 영어강의는 인성과 교양을 함양하는 데 있어 장애 요인이 된다는 것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3년에 열린 제15회 학·처장혁신전략회의 역시 교양과목은 영어강의 원칙에서 제외됨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최근 마무리된 영어교과소위원회에서도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보다 영어교육과목을 통해 영어 실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KAIST의 국제 경쟁력 강화의 측면과 학생들의 인성 및 교양 함양을 동시에 고려해 도출된 합리적인 결론을 현 인사부는 학생과의 소통 없이 뒤엎으려 하는 것이다.

교양과목이 부족하다는 것은 지난 수년간 지적된 사실이다. 2010년 제330호 카이스트신문에 실린 김동원 당시 문화과학대학 학장의 인터뷰에는 인문사회과학과 모든 교수가 교양 과목 부족 문제를 통감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해당 연도에는 교양과목 증설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기로 총학과 합의까지 진행했다. 이 외에도 2011년 혁신비상위원회 의결 사안에도 교양과목 증설이 포함되었으며, 2013년 제380호 카이스트신문에도 교양과목 부족현상을 지적하는 기사가 포함되었다. 본 사태 이후 진행된 대학우 설문조사 결과 92.2%의 학우가 교양과목 수강정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어 강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원 제한을 두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 영어강의로 교양과목을 수강하게끔 강제하는 정책일 수밖에 없다. KAIST 방침은 변한 것이 없는데 인사부만 2007년 제도로 역행하는 것이다. 수많은 비판을 통해 자기혁신을 이뤄낸 KAIST를 구성원 합의 없이 인사부 마음대로 과거로 회귀시켜도 되는가?

추가신청제도의 남용 역시 교양과목 부족현상이 근본 원인임에도 인사부는 교양과목 확충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정원을 제한하고 추가신청제도를 막는 근시안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이다. 마이클 박 부학부장은 외국인 학우나 영어가 편한 학우를 배제하는 총학은 대표성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총학의 주장은 영어 교양 정원수를 줄이라는 것이 아닌 한국어 교양 정원을 확충하라는 것으로, 인사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를 사실처럼 전달하며 총학의 주장을 왜곡하고 있다. 또한, 영어가 편한 학우들을 비롯한 모든 학우가 받는 피해는 명백히 부족한 교양과목을 운영하는 인사부의 책임인데도 불구하고 총학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학생사회를 분열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인사부가 학생과의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다른 전공 학과의 경우 교과과정심의회에 학생대표가 참석할 수 있다고 ‘교과과정 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 학부인 인사부에는 학생 의견을 수렴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럴수록 인사부는 독단을 경계하고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정책 추진과정과 이후 사태에서 인사부의 태도는 인사부가 학생을 학교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총학은 소통 의지가 없는 인사부에 맞서 학우들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총학은 인사부에 아래 사항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다.

▲인사부는 한국어 교양 과목 수강정원 축소 정책을 전면 철회하라!
▲인사부는 합의된 영어강의 정책을 수용하라!
▲인사부는 소통 없는 졸속 정책추진에 대해 반성하고 학우들에게 사과하라!
▲인사부는 교양과목을 증설하라!
▲인사부는 가을학기 동안 총학생회와 교양과목 정책 전반의 논의를 진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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