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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AIST를 빛낸 연구 성과를 소개합니다(3)
수리과학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신소재공학과
[414호] 2015년 12월 01일 (화) 권민성, 심혜린, 이승호 기자 bnt2080@kaist.ac.kr

[수리과학과]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팀이 생체 시계와 관련된 생물학계의 난제를 해결해 주목받았다. 김 교수팀은 라이스 대학 매튜 베넷 교수, 휴스턴 대학 크레시미르 조식 교수와 함께 세포 내에서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더라도 생체 시계가 유지될 수 있는 원인을 규명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8월 28일 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생체 시계는 생물의 신체 리듬을 뜻하는 말로, 건강한 신체를 가지려면 생체 시계가 안정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몸은 여러 상황에서 생체 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전까지 정확한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PER 단백질은 생체 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예를 들어 변형되어 기능을 상실한 PER 단백질을 쥐에 주입하면 생체 시계가 망가져 불규칙한 생활을 하게 된다. 또한, PER 단백질의 증감 주기는 생체 시계의 주기와 직결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몸의 PER 단백질은 12시간 동안 증가하고, 12시간 동안 감소해 24시간 주기로 그 양이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교수팀은 PER 단백질을 나타내는 유전자인 per에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도 생체 시계가 유지되는 과정에 대한 가설을 세웠으며, 매튜 베넷 교수팀이 이를 생물학적으로 검증했다. per 유전자가 mRNA를 전사하려면 활성인자(activator)라는 단백질이 필요하다. 이때 활성인자는 음성 피드백 회로에 의해 그 양이 조절된다. 이전까지는 이 음성 피드백 회로가 생체 시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활성인자의 음성 피드백 회로가 사라질 경우 생체 시계가 불안정해진다는 가설을 세웠으며, 이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김 교수는 “여태껏 밝혀지지 않았던 생물학적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생물학적으로도 규명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임춘택 교수팀이 어느 위치에서나 충전할 수 있으면서도 소형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지난 6월 24일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전력전자 저널(IEEE Trans. On Power Electronics)>에 게재되었다.
일상생활에서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할 때는 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을 활용한다. 송신부 코일에 교류 전류를 흘려보내 자기장이 변하면 수신부 코일의 자기장도 변해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때 교류 전류의 진동수가 클수록 전송 전력도 커지며, 각 코일의 공진 주파수가 비슷할수록 전력이 높은 비율로 전달된다.
전력 수송에 사용되는 코일에는 루프 코일과 다이폴 코일이 있다. 루프 코일(loop coil)은 전선을 고리 모양으로 여러 번 감은 평면형 코일로, 2007년 MIT의 한 연구팀이 이를 이용한 무선 전력 수송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루프 코일의 중심부에는 공기 외에 다른 물질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전력을 많이 수송하려면 교류 전류의 주파수를 높여야 한다. 한편 공진 주파수가 높은 코일은 공진도(Q factor)가 높아져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실생활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루프 코일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반면 다이폴 코일(dipole coil)은 전선을 나선형으로 감아 만든다. 보통 다이폴 코일의 중심에는 자성체를 넣으므로, 교류 전류의 주파수는 루프 코일을 쓸 때만큼 높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다이폴 코일을 사용하면 공진도가 높은 코일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즉, 다이폴 코일을 이용한 기술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임 교수팀은 다이폴 코일을 이용해 어느 위치에서든 전력을 수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이폴 코일 두 개가 십자가 모양을 이루도록 송수신부 코일을 설계한 것이다. 이 경우 다이폴 코일을 이용해 공진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전력을 수신할 수 있으며, 형태가 평평한 판 모양이므로 소형기기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최명철 교수와 미국 UCSB 물리, 재료,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이 신경세포 속 미세소관을 안정화하는 타우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5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미세소관(microtubule)은 속이 빈 관 형태의 단백질로 신경세포의 뼈대를 구성한다. 이때 타우(tau) 단백질이 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미세소관에 결합한 뒤 미세소관을 연결하고 고정한다. 타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미세소관이 붕괴해 신경세포 내 물질수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은 알츠하이머 발병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타우에는 미세소관에 결합하는 바인딩 영역(binding region)과 바깥쪽으로 돌출해있는 프로젝션 영역(projection region)이 있다. 타우는 바인딩 영역의 개수와 프로젝션 영역의 길이에 따라 여섯 종류로 나뉘지만, 이전까지 프로젝션 영역의 기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프로젝션 영역의 기능을 밝혔다. 가속기 X선 산란 장치를 이용해 타우가 결합한 미세소관에 작용하는 힘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타우의 프로젝션 영역이 범퍼처럼 작용해 미세소관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을 완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 신경세포 내부에는 여러 미세소관을 비롯한 단백질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처럼 복잡한 세포 내에서 미세소관이 안정하게 유지되는 원인을 밝혔다는 데에 큰 의의를 가진다. 연구팀은 타우와 미세소관 사이의 구조적 상호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뇌 질환을 극복하는 법을 찾을 계획이다.

[신소재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휘어지는 상 변화 메모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31일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웨어러블 기기, 플렉서블 기기 등에는 휘어지는 부품과 소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휘어지는 메모리 소자, 회로 소자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상 변화 메모리(Phase change random access memory)는 빠른 속도와 높은 확장성(scalability)*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다.
이 교수팀은 블록 공중합체 자기조립법(block copolymer self-assembly)을 이용해 플라스틱 기판 위에 얇은 막처럼 만든 상 변화 메모리를 부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우 플라스틱 기판이 잘 휘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어, 상 변화 메모리도 유연하게 변형할 수 있다. 블록 공중합체 자기조립법이란 자발적으로 나노구조를 형성하는 두 고분자를 이용해 규칙적인 물질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상 변화 메모리가 기판에 접촉하는 면적을 줄일 수 있어 매우 낮은 전력만으로 휘어지는 기판 위에 상 변화 메모리를 구현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낮은 전력으로 휘어지는 상 변화 메모리를 만드는 법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향후 이 교수팀은 이번 기술을 응용해 휘어지는 바이오 소자 개발, 시냅스 거동을 구현하는 뇌 모방 컴퓨터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확장성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시스템의 용량이 변해도 메모리가 잘 동작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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