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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부모에게서 홀로 서다
제이슨 베이트먼 -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
[421호] 2016년 05월 31일 (화) 우윤지 snailhorn@kaist.ac.kr
   
 

가족은 누구보다도 가까운 존재다. 하지만, 언제나 그 관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멀리서는 완벽해 보이는 가정이더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아이는 부모의 손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보며 마음 아파한다.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은 두 남매가 부모에게서 벗어나 홀로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팽 부부는 이름난 행위예술가다. 그들 가족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부부의 어린 두 자녀는 훌륭한 배우이자 예술의 도구다. 아이들은 장난감 총을 든 꼬마 은행 강도가 되기도 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근친상간을 연기하는 등 부부가 주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팽 부부에게 아이들은 애니(Annie)와 백스터(Baxter)가 아닌, 비디오 속 아이 A와 B다.
어느덧 중년이 된 아이들은 이제 자신의 예술을 꿈꾼다. 백스터는 소설가로 꽤 이름을 알렸고, 애니는 유명 배우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에게 그들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하는 아이 A와 B일 뿐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도 아이들의 예술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주술처럼 아버지의 말이 생각난다는 사실이 남매는 괴롭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예술을 경험했지만, 그 대가로 평범함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삶을 살았다. 아버지는 “그래도 너흰 다른 애들처럼 따분한 디즈니랜드에 가지 않았잖아”라며 항변하지만 늙은 아이 B는 언제나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어 했다. 예술에 가족을 끌어들인 부모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가족을 원했던 아이들. 갈등의 골은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잠시 여행을 가겠다며 집을 나선 부부가 실종된다. 애니는 이것 또한 퍼포먼스라며 비웃지만, 아무리 집을 뒤져도 자신들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야, 남매는 불안해진다. 자신이 더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고 외치던 아이들은 부모를 찾아 헤매며 함께했던 기억을 더듬는다. 관계의 끝은 언제나 어렵기만 하다.
어린 시절의 역할에서 벗어나 자아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애니와 백스터는 감독이자 백스터 역을 맡은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의 삶과 겹쳐 보인다. <초원의 집>의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처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연기를 하기 위해 무딘 노력을 해야 했다.
팽 부부의 행위예술이 상식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것 처럼,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은 충격적인 결말로 가족의 파괴를 그린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부모와 떨어질 수 있는 일종의 이유기가 필요하다. 비록 잔혹할지는 몰라도, 팽 부부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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