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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조커를 찾아서
요슈타인 가아더 - <수상한 빵집과 52장의 카드>
[421호] 2016년 05월 31일 (화) 김혜령 alastina@kaist.ac.kr

인생은 하나의 긴 여행이다. 인간은 세상을 경험하며, 삶의 의미를 탐구한다. 책의 주인공 한스는 긴 여정을 떠나며 삶의 본질을 깨우쳐 간다.
12살 소년 한스 토마스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부자는 여행 중 우연히 난쟁이를 만나 돋보기를 받고, 그가 이끄는 대로 알프스의 외딴 마을 도르프에서 묵는다. 그곳에서 만난 수상한 빵집의 제빵사는 한스에게 작은 책 한 권이 숨겨진 롤빵을 건네준다. 난쟁이에게 받은 돋보기로만 볼 수 있는 꼬마 책에는 52장의 트럼프 카드가 등장한다.
살아있는 트럼프 카드 난쟁이들과 프로데가 마법의 섬에서 생활하며 일어나는 일들은 독자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꿔 놓는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던 책 속의 수많은 일은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한스는 현실과 꼬마 책 속의 상상세계를 넘나들며 성장한다.
소설에서 조커는 특별한 의미를 띤다. 우표 수집을 하는 사람들처럼 한스의 아버지는 조커를 모은다. 한스는 늘 이상한 생각을 하는 아버지를 조커와 같다고 느낀다. 한패에 두 개씩 든 조커는, 패에 속해 있긴 하지만 없어진다 해도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이방인 같은 존재다. 마법의 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속 조커도 남들과 다르게 보고 느끼는 이방인이다. 다른 트럼프 카드들이 늘 같은 자리에서 인생을 당연히 여기며 살아갈 때, 조커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끊임없이 묻는다. 조커는 결국 카드들에게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또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깨우쳐준다.
한스와 아버지는 이야기 내내 서로에게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를 따라가며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삶 속의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책의 몇 구절들은 마치 조커와 같아서, 트럼프 카드처럼 내면 깊이 박힌 모양새에 따라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진정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한스의 여행처럼 우리의 삶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세상 모든 것들을 궁금해하고 경이로워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숨어버린 내면의 조커를 이제 꺼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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