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변경 기간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한 학기가 시작했다. 이번에 느낀 수강 신청의 불편함 중의 한 가지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전산과 전공과목인 “프로그래밍의 이해”라는 과목이 있다. 지난 5년 동안 열리지 않다가 이번 학기에 오랜만에 열린 과목이라 한다. 그러다 보니 08 이상 학번 학우가 이 과목을 들은 적이 없었고, 전공 학점을 채우기 위해 많은 고학번 학우가 이 과목을 신청했다. 그러나 수업 첫 시간, 교수님이 갑자기 고학번들은 이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하시며 고학번 학우를 모두 쫓아내셨다.

사실 이 과목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은 말 그대로 “프로그래밍의 이해”, 즉 전산과에 오고자 하는 학우에게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과목이기에 고학번 학우가 듣기에는 적절치 못한 면이 있는 과목이다. 그러나 수강 신청 사이트 과목 정보란에 “3학년 이상은 신청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글 한 문장만 써져 있었다면 이런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과목을 신청하기 위해 다른 과목을 신청하지 못한 고학번 학우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나 역시 이번 학기에 비슷한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에 고학번 학우들의 심경에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인성/리더십 세미나 I” 을 신청했었다. 경쟁률이 높아 수강하기 어려운 과목이라 걱정하던 중에, 다행히도 결과는 수강 신청 성공이었다. 그러나 그 기쁨은 하루를 가지 않았다. 하루 뒤에 학적팀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본 과목은 외국인 전용 과목이니 수강 취소를 하라는 것이었다. 이 과목도 역시 과목 정보란에 “외국인 전용 과목입니다.”라는 글 한 문장만 쓰여져 있었다면.

결국, 나는 이 과목을 수강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꽤 있으리라 추측된다. 과목 정보란에 수강 대상에 대한 언급을 해주어 이러한 불편은 겪는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09학번 무학과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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