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5일과 26일 이틀에 걸쳐서 제24대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 선거가 치러졌고 “행복을 더해드리는 PLUS+” 선본이 당선되었다. 2007년 이후로 총학생회가 여러 가지 이유 -학우들의 권익에 큰 관심을 쏟지 않았거나 총학생회 선거를 하지 못한-로 학우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제24대 학부 총학생회가 학우들에게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총학생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총학생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학생회란 무엇일까?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가 바로 학생회다. 사회에서 보면 전경련이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노조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듯이 학생회는 그 구성원인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학생회가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학생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개인마다 다른 요구 사항을 가지고 있다. 이 학생들이 그 요구 사항을 학교에 개별적으로 전달한다고 할 때,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총학생회는 바로 학우들의 요구를 잘 조율해 하나로 모아 실현하는 단체이다.


총학생회 간부의 역할 또한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총학생회장 또는 총학생회의 간부라는 직책은 학교가 내리는 명령을 하달받아 그대로 학생들에게 전하거나 개인의 명예와 영욕을 얻는다거나 학생회비를 횡령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자리가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떤 물질적인 대가도 없이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시키며 봉사를 하는 것이 옳다. 다만, 얻는 것이 있다면 임무를 완수했을 때의 성취감과 학우들이 해주시는 격려이고 이것이 학생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다.


총학생회의 활동 방향은 서남표 총장의 개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학우들의 이해와 요구가 총장의 개혁으로부터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남표 총장이 2006년 가을에 부임하고 나서 그다음 해부터 우리 학교와 학생들에게 말 그대로 천지개벽과도 같은 개혁이 몰아닥쳤다. 그 개혁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학우들이 말도 안 되는 부담을 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학생회가 나서서 개혁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지금까지 학내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학생들의 정치활동을 학생활동지침으로 규제한 정치탄압,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신문사의 기사가 나가는 것을 막은 언론탄압, 학생들의 권익을 지키는 데 앞장서 온 학생이 총학생회장으로 출마하자 학생회 선거를 막은 자치탄압, 블로그에 카이스트의 불편한 진실을 게시한 학우를 고소한 사건까지 이 모든 것들이 바로 학내 민주주의의 후퇴를 여과 없이 드러내 주고 있다. 학교가 정책의 적용 대상인 학생들과는 일언반구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에 대해서는 많은 학우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남표 총장의 전반적인 개혁에 대해 찬성하는 학우는 11% 정도였고 반대하는 학우가 61%였다(두드림 2009년 봄학기 시행 학우 설문 조사).


학우들에게 가장 크게 관련된 문제는 바로 등록금 문제다. 연 1575만 원에 이르는 살인적인 액수는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학우들이 용인할 수 없다. 차등수업료 부과나 연차초과 수업료 부과 같은 제도들은 학생들의 문제를 학교에서 해결하려는 것보다 전적으로 학생들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다. 차등수업료에 대해서는 65%, 연차초과 수업료에 대해서는 74%의 학우들이 반대했으며(두드림 2009년 봄학기 설문조사), 등록금 액수에 대해서도 74%의 학우들이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두드림 2009년 가을학기 설문조사).


제24대 학부 총학생회에서는 상반기 정기 전학대회에서 학생총투표를 결의할 예정이다. 학생회칙에 의해 학생총회를 학생총투표의 형식으로 열 수 있다. 2월 21일 전학대회에서 학생총투표를 결의하면 3월 3일이나 4일에 총투표가 가능하다. 등록금 인하와 차등수업료 폐지, 연차초과 수업료 폐지를 위한 학부 총학생회의 운동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할 것이고 이 총투표가 성사되면 학부 총학생회의 활동에 크나큰 힘이 될 것이다. 학우들의 참여와 관심이야말로 그 어느 것보다도 학생회에 힘이 된다. 반드시 총투표를 성사시켜 학우들의 요구를 실현하겠다.

제24대 학부총학생회장
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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