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신호 인식과 히포 단백질 활성화 사이에 매개체 역할 하는 단백질인 쉽1 발견… 종양 치료 연구에도 도움 될 것으로 기대돼

생명과학과 최광욱 교수 연구팀이 기관 크기 조절에 관여하는 히포신호네트워크의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월 7일 <디벨롭멘탈 셀(Developmental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기관 크기 조절하는 히포신호네트워크
세포에는 내부 기관의 크기를 적절히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있다. 그중 하나가 히포 유전자*다. 초파리에서 처음 발견된 히포 유전자는 고등동물을 포함한 많은 생물에서 잘 보존되어 있으며, 기관의 크기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히포 단백질의 활성에는 다양한 단백질이 관여하는데, 이를 히포신호네트워크(hippo signaling pathway)라 부른다.

인산화반응으로 유전자 전사 조절해
히포(Hpo) 단백질은 인산화효소(kinase)로, 다른 인산화효소들과 함께 인산화효소반응단계기구(ki-nase cascade mechanism)**에 관여한다. 히포 단백질은 히포 단백질을 인산화시키는 인산화효소인 타오1(Tao1)에 의해 활성화된다. 히포 단백질이 활성화되면 요키(Yki) 단백질을 인산화하는 와츠(Wts) 단백질이 활성화된다. 요키 단백질은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세포분열을 유도하는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요키 단백질은 인산화되면 비활성화되므로, 인산화가 일어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다. 따라서 히포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기관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진다.

밝혀지지 않았던 네트워크 작동 과정
히포신호네트워크의 작동은 세포 외부 신호를 통해 조절된다. 막단백질인 크럼스(Crumbs) 단백질이 기관의 크기 조절에 관한 세포 외부 신호를 인지한다. 크럼스 단백질이 기관 크기를 조절하는 신호를 인지하면 익스팬디드(Ex) 단백질이 크럼스 단백질에 결합한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알려져 있었으나, 익스팬디드 단백질의 결합과 히포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타오1 단백질의 활성 사이에 어떤 과정이 존재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크럼스 단백질의 기능이 다양해서 정확히 어떤 단백질이 히포 네트워크의 작동에 관여하는지 찾기가 어려웠다.

매개체 역할 하는 쉽1 단백질 발견해

연구팀은 크럼스 유전자와 유전적으로 연관된 유전자를 조사했다. 유전자의 발현에 따른 형질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서로 연관된 두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타오1 단백질과 익스팬디드 단백질 사이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새로운 단백질인 쉽1(Schip1)을 발견했다. 쉽1 단백질은 타오1 단백질을 세포막의 크럼스 단백질에 결합한 익스팬디드 단백질 근처로 이동시킨다. 익스팬디드 단백질과 타오1 단백질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포분열 촉진하는 쉽1 결핍 돌연변이
연구팀은 쉽1 유전자가 없는 돌연변이 초파리를 이용해 쉽1 단백질의 기능을 밝혔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초파리에서 세포분열이 증가해 기관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등의 현상이 발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히포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초파리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종양 관련 연구 분야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히포 유전자를 비롯한 히포신호네트워크의 많은 유전자는 종양 억제 유전자로, 히포신호네트워크에 생기는 돌연변이는 세포분열을 촉진해 종양을 발생시킨다. 최 교수는 “쉽1 유전자는 초파리뿐 아니라 인간 등 고등동물에서도 잘 보존된 유전자다”라며 “인간에게서도 쉽1 단백질이 같은 기능을 한다면 종양의 원인 규명이나 치료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히포 유전자*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돌연변이가 일어나자 기관이 커져 하마 같은 모양이 되었다는 데에서 이름 붙었다.

인산화효소반응단계기구**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에서 인산화효소가 다른 인산화효소에 의해 연쇄적으로 인산화되며 활성을 전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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