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2’(이하 카대전)와 대나무숲에 모 교수가 수업권을 침해했다는 글이 각각 올라왔다. 글의 주요 내용은 교수가 수업하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는 것, 학생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 등이다.
카대전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모 교수는 몇몇 학생이 화장실에 가거나 노트북으로 교재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 똑같이 따라 한다며 강의실을 이탈하고 이메일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제보자는 해당 교수가 “애들은 어른을 보고 따라 하는데 너희는 대통령 보고 따라 하는 거냐” 등 정치색을 드러내는 발언, “(KAIST는) 우수한 학교가 아닌데 장학금 받으러 온 것 아니냐”라는 모욕적인 발언 등으로 학우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전했다.
글이 올라온 다음 날, 학부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학우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후 총학은 해당 교수를 찾아가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박항 부총학생회장은 “교수는 본인의 잘못보다는 억울함을 먼저 토로했다”라며 “열 몇 명의 학생이 수업 도중 박차고 나가는 등 먼저 예의가 없었다며, 그들이 먼저 사과해야 자신도 사과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교수의 사과문이 KLMS에 올라왔고, 수업시간에 무릎을 꿇으며 사과했다는 사실이 박 부총학생회장을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교수의 사과를 받아들이냐는 총학의 2차 설문조사에는 해당 수업 수강 학우 중 절반가량이 아니라고 답변했고, 35.9%의 학우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75.9%의 학우가 교수 교체를 요구했다. 총학은 수리과학과 학과장과 만나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했고, 교수진 논의 결과 해당 분반 교수가 지난 28일 교체되었다.
우리 학교에서 발생한 학습권 및 인권 침해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총학은 이번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과 동시에 이제까지 있었던 학습권 침해 사례도 조사했다. 그 결과 ▲장애인 비하 발언 ▲성차별 발언 ▲신체적 체벌 ▲욕설 및 모욕적인 발언 ▲외국인 차별 발언 등 다양한 학습권 및 인권 침해가 수업 시간에 발생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업시간에 행해졌던 인권 침해 발언으로는 “다운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네 인생도 불행하지만 부모가 더 불행하다” 등이 있다. 또한, 어떤 수업에서는 지각했다는 이유만으로 팔굽혀펴기 등 체벌을 가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여러 학우가 교수에게 수많은 욕설과 모욕적인 말을 들어 수업권을 침해당했다. 이외에도 ‘남자가 바람피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여자가 배려해야 한다’라는 성차별적 발언과 외국인에게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어로 농락하는 등 각종 차별이 몇몇 수업에서 이뤄졌다. 박 부총학생회장은 “여태껏 총학생회가 학우의 학습권 보장에 무관심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총학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교수가 교체되면서 해당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학습권 침해 사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여러 수업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아직 학우의 학습권은 완전히 보장되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총학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학우와 교수가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학습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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