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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 전문 출판사 ‘아작’ , 국내 SF 시장에서 희망을 보다
[417호] 2016년 03월 15일 (화) 고기영 기자 mat9847@kaist.ac.kr

작년 10월, 신생 SF 전문 출판사 ‘아작’ 이 첫 도서 <리틀 브라더>를 출판했다. 빠른 속도로 과학소설들을 번역해내고 있는 이 출판사의 이신우 매니저에게 SF 출판계의 현황과 목표를 물었다.


출판사를 간단한 소개하자면

아작은 SF 전문 출판사입니다. SF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하겠지만, 과학소설에 한정하기보다는 사변소설(Specula-tive Fiction)의 범주, 즉 판타지는 물론 공포물 등을 아우르는 의미에서의 ‘SF’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장르의 영역을 구분하는 일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많은 작가가 장르의 범주를 넘나들뿐더러 그 구분을 파괴하고 경계에 선 작품들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SF 전문 출판사를 출범한 이유는 

굳이 따지자면 SF에 심취해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책을 만들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직접 출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어느 분야에 뛰어들어야 즐겁고 지속 가능하게 책을 만들 수 있을지는 고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여름, 번역자이자 저자인 최세진 씨와 김창규 씨를 만나 SF 출판의 가능성에 대해 함께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유명한 SF 작품을 몇 달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장르 분야의 소위 잘 나가는 작품들, 문학 일반에서 독자들이 많이 찾는 작품들을 살폈습니다. 여러 SF 관련 번역자와 작가들의 한결같은 우려는 SF 독자의 수가 적고 한정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SF는 500부밖에 안 팔린다는 것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지만, 좋은 책을 낸다면 잠재적인 독자 규모는 최소 그 열 배 이상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SF 시장 상황은 어떤가

소위 매니아들의 문화와 취향이 조금이나마 존중을 받기 시작한 일이 ‘장르문학’에게 암울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미스터리 분야에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데 반해, SF 분야는 여전히 번역되지 않은 명작과 동시대의 걸작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 SF 작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들 하지만, 영미권 작가들에 비추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작품을 발표할 지면과, 독자들을 만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더 많은 잠재적인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많이 쓸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부족했던 것은 SF 작가와 독자나 시장이 아니라 SF 전문 출판사였습니다.

 

다른 곳의 SF 소설은 대부분 적자다. 수익성에 대한 걱정은 없나

다른 출판사들의 상업적 성공 여부는 저희가 판단할 몫이 아니지만, 굳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그것은 SF를 출판해서가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이기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같은 규모로 얼마나 많은 문학 출판사들이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문을 닫았는지를 생각해보면 질문에서의 평가와는 조금 다른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나마 출판 분야가 영화를 비롯한 다른 분야보다는 상대적으로 초기 문턱이 낮은 편인데도 그렇습니다. 저희가 전국 주요 서점을 돌아다니며 진열대를 계약하고 책을 진열하는 데 한 달이 걸렸는데, 우리가 팔려는 게 책이 아니라 영화였다면 지금처럼 전국 서점에 놓을 수는 없었겠지요. 지금처럼 전국적인 규모로 책을 평대에 진열하는 걸 계속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진열대에 제대로 놓지 못해서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변명을 우리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더 좋은 책을 만들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혹 이 분야에 자리잡지 못한다면, "규모가 작아서 실패했다"는 예견된 반성이 아니라 더 끈질기게 좋은 책을 만들지 못해서 졌다고 우리 스스로 평가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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