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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당신에게 그들을 묻다
조이스 캐롤 오츠 - <그들>
[417호] 2016년 03월 15일 (화) 우윤지 기자 snailhorn@kaist.ac.kr

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세계는 연인과 친구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어린 연인은 오빠가 쏜 총탄에 무너지고, 도움을 청한 경찰은 소녀를 성폭행한다. 이렇게 로레타는 16세의 나이에 삶의 한가운데로 던져진다. <그들>은 로레타와 그의 아이들이 디트로이트 빈민가에서 발버둥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안정된 가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로레타는 끊임없이 사랑을 찾아 헤매며 결혼과 임신을 반복한다. 그녀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매일같이 범죄가 일어나는 빈민가에서 사랑은 유일한 희망이자, 마지막 환상이다. 이들의 애정은 폭력과 구분하기 어렵다. 무의미한 폭력은 아이들에게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가정을 탈출하길 애타게 꿈꾼다. 

로레타의 아들 줄스는 여섯 살때부터 가출을 시도하며, 둘째 모린은 착한 아이로 살아가는 것에 이미 지쳤다. 계부들의 학대는 모린을 극한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모린은 집을 떠나기 위해 매춘을 시작한다. 

<그들>은 1967년에 있었던 디트로이트 폭동과 함께 계급갈등의 정점으로 치닫는다. 디트로이트 폭동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가난에 무지하다. 교수, 대학생 등 백인 중산층으로 구성된 그들은 가난을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다. 줄스는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흑인인줄 알았어요”라는 대학생의 말에 침묵하며, 모린은 작가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인간에 대한 책을 쓴다고 비꼰다. 그럼에도 혁명은 시작된다. 폭발, 끝없는 소음, 연기와 재, 이어지는 혼돈. ‘끝나지 않는 불’로 묘사되는 디트로이트 폭동은 모든 것을 태워 처음부터 고르게 시작하게 만든다.

소설의 끝에서, 모린은 아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해 마침내 중산층으로 계급상승에 성공한다. 이제 가족과 결별하겠다는 모린에게 줄스는 “하지만 모린, 너도 ‘그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야?”라고 되묻는다 ‘그들(them)’은 다소 경멸적이며 소심한, 배타적인 단어다. 최소한 이 책을 읽을 여유가 있는 독자들은 자기 자신을 ‘그들’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우월감을 지닌 채 그들을 바라보는 당신이 그저 계급이 붕괴될까 겁에 질린 것이 아닌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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