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많은 약속을 한다. 무언가를 사주겠다는 행위에 대한 약속뿐만 아니라 숙제 제출과 같은 시간적 약속까지 하루에도 다양한 약속을 할 것이다. 어릴 때는 보상이 생기거나 손해가 없지 않더라도 새끼손가락을 꼭 걸며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반드시 지키려 했었다. 크면서 더 많은 약속들을 하고, 점차 지키지 않는 약속이 늘고 있다.

카이스트 신문사를 하며 나에겐 큰 부담이 되는 약속이 이 주일에 한 번씩 생겼다. 바로 마감이라는 약속이다. 같은 약속에도 정각에 오는 사람, 미리 오는 사람, 늦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신문사 내에서도 마감이 많이 남아 있어도 일찍부터 기사를 거의 완성시키는 기자부터 마감 시간이 지났는데도 시작도 안 한 기자까지 다양하게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마감이 다가올수록 모든 기자들의 기사 작성에 대한 집중도나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분명 같은 사람과 같은 주제인데도, 마감이라는 데드라인이 가까울 때와 아닐 때는 같은 시간 동안 해내는 일의 양이 크게 달라진다. 마치 시험보기 직전에 공부하면 훨씬 더 효율이 높은 것과 비슷하다. 마감을 하며 왜 이러한 효율은 항상 나오지 않는 건지, 진작 이런 식으로 일을 했으면 끝났을 일인데 왜 이제야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는 건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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