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7.15 월 23:40
시작페이지로 설정즐겨찾기 추가
> 뉴스 > 문화
     
[영화산책] 인생의 순간들을 화면에 담다
신연식 - <프랑스 영화처럼>
[415호] 2016년 02월 16일 (화) 김혜령 기자 alastina@kaist.ac.kr
   
(주)콘텐츠판다 제공

 

흔히 프랑스 영화라 하면 생기 넘치는 영상미와 낭만적이고 따뜻한 감상이 떠오른다. 국내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은 소소한 일상을 마치 내가 화면 속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담았다. 누구나 마주할 법한 장면이 4개의 단편으로 묶였다. 관객은 에피소드를 따라 순간들을 경험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첫 번째 이야기는 어머니가 딸들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놓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머니는 차분하게 세상에 대한 미련을 정리한다. 딸들은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다가도,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결국 무너진다.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큰 상처이자 아픔이다. 특히 세상과의 첫 번째 연결 고리였던 어머니를 잃는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죽음을 담담히 담아내 더 쓸쓸하게 느껴지고,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배경을 통해 더욱 애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한다.

두 번째 이야기에는 맥주 파는 아가씨를 좋아하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한 남자는 자신의 장애에 편견을 갖지 말아달라면서, 그 자신은 아가씨의 삶과 가치관을 멋대로 과소평가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 다른 이는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하지만, 아가씨는 그가 말하는 ‘평범함’에 공감하지 못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편견의 틀 안에 두고 이해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에피소드 ‘맥주 파는 아가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남의 인생을 멋대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100일 동안 함께 있으면 죽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연인의 이야기이다. 연인은 100일간 뜨거운 사랑을 하며 함께 죽음을 맞이할지, 몇 년에 한 번씩 만나며 평생 함께할지 고민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기한이 정해진 사랑은 더욱 애틋하고, 애절하다. 감독은 뒷이야기를 관객들의 상상에 맡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들은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 할 것이 틀림없다.

마지막 에피소드 ‘프랑스 영화처럼’은 애매한 관계의 남녀를 비춘다. 여자가 다른 남자를 위해 돈을 빌리고 약속을 취소해도, 남자는 맹목적으로 그녀를 짝사랑한다. 이 둘에 대해 영화는 아리송한 관계의 실마리를 풀지 않고 남겨놓은 채, 누구나 하나쯤은 품고 있는 짝사랑을 상기시키며 마무리된다. 명확하지 않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철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낸다는 면에서 프랑스 영화와 닮아있다.

영화는 인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저 주변에 있을 법한 장면을 가져와서 타인의 시각으로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게 한다.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을 보며 평범한 삶의 한 순간을 한 발짝 떨어져서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혜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카이스트신문(http://times.kaist.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교양분관 1층 카이스트신문사 | Tel 042-350-2243
발행인 신성철 | 주간 박현석 | 편집장 곽지호
Copyright 2010-2019 카이스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ist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