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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리스 로드, 세 갈래의 시선
기준영, 노경태, 윤필 작가
[413호] 2015년 11월 17일 (화) 이준한 기자, 김동균 기자 joonhanyi@kaist.ac.kr

우리 학교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엔드리스 로드>가 어느덧 4번째를 맞았다. 다른 레지던시 프로그램과는 달리 우리 학교는 그 특유의 고요함과 학생들의 활기참 때문에 많은 아티스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와일드 펀치'를 집필한 기준영 소설 작가, 공학을 공부하다 독립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노경태 작가, 따뜻한 그림체로 세상을 그리는 윤필 웹툰 작가를 만나보았다.

기준영 소설작가(장편 소설 ‘와일드 펀치’ 집필)

   
 

엔드리스 로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계기
원래는 두 번째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끝났어야 할 작업이 진전되지 않아서 휴식할 곳이 필요했다. 작업 중에는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해 몰입을 하게 되어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KAIST에서 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평소 KAIST에 대한 궁금함과 모르는 것에 한 두려움이 있었기에 기대하고 지원했다.


어떻게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나
10살 때 소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 포기하고 살다가 30살이 되어서야 나의 글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엉뚱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행복하다고 느꼈다.


학교에 대한 첫인상은 어떤가
KAIST 학생들은 공부만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동아리 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해서 놀라웠다. 주변에 문화생활을 할 곳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KAIST가 활기찬 이미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조용해서 놀랐다. 조용한 탓에 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고 작업에 더 몰두할 수 있는 점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많은 곳을 자세히 둘러보고 싶은데 개방되어있지 않아 근처만 둘러보는 것이 아쉽다. 최근에 OPEN KAIST 행사에 참여해 연구실 분위기를 볼 수 있었는데, 대학원생들이 어린아이의 흥미에 맞도록 그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주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지

평소 주변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노트를 갖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적는 편이다. 최근에는 교내 테니스 코트에서 테니스를 하는 사람들을 보다가 영감을 받아 단편을 하나 썼다. 내용이 KAIST와 직접 연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환경이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목표가 있다면
잊혀지지 않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노경태 영화감독(영화 ‘마지막 밥상’)

   
 

엔드리스 로드 프로그램에 지원한 계기는
영화 4편을 연달아 찍고 나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자주 보는 웹 사이트에서 공고를 보았다. 서울을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 조용한 곳에서 새로운 시나리오도 쓰고 싶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 오게 되었다.

KAIST를 졸업하고 독립영화계에 뛰어들기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KAIST에 왔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추상적인 수학과 과학을 하는 것이 답답해, 졸업 후 금융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영화감독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에서 방송영화과에 학부부터 석사까지 다녔는데, 부모님께는 경영대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부모님을 속여가면서까지 영화 공부를 한 것은 연출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석사를 마치면서 졸업작품을 냈는데, 여러 영화제에 초대되면서 계속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서 상업영화에 뛰어들 생각이었는데, 조감독을 맡은 영화가 계속 미뤄져서 그만두고 독립영화를 찍게 되었다. 첫 영화가 생각보다 훨씬 성공적이어서 보람찼고, 그때부터 독립영화를 찍고 있다.

이공계 출신 영화감독으로서 유리한 점이 있다면
사실 영화 내부적으로는 전혀 유리한 점이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문과 출신 영화감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촬영에 관련된 일정 및 예산 관리를 내가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일은 PD가 따로 맡는데, 이과적인 사고방식 덕분인지 영화감독과 PD의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유리한 것 같다.

본인이 추구하는 영화란
배트맨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관객의 규모가 큰 상업영화를 찍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배트맨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가지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말이다. 내가 추구하는 영화는 예술로서의 영화, 즉 내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영화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윤필 웹툰작가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연재)

   
 

 


아티스트 레지던시에
지원한 계기는

잠시 작업실을 옮겨서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다음만화속세상 공지를 통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KAIST라는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학생들을 만난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KAIST에 대한 첫 인상은

학교에 와보니 학교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하나의 유기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공간 안에서 연구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모습이나 아니면 본격적으로 전부 밖에 안 나온다든지 하는 모습들이 공존하는 느낌입니다. 학업에 따른 성과와 책임 같은 환경적 요인 이외에 학생들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기질도 학교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지금 KAIST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여러 명을 만나는 것 보다 일대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남은 기간과 물리적인 이유로 많은 만남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라 어쩔 수 없이 주변인의 시선과 관계가 한계이지만 여건이 되는 한 서로 궁금한 점을 얘기하고 듣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만화에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람이 등장인물일 때는 무의식적으로 편견의 잣대가 생긴다. 독자의 환경과 등장인물의 상황이 비슷할수록 더 공감되고 반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림책을 좋아해서 그러한 영향을 받은 것 같고 동물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해가 진 연못 주위 도로에 자리 잡고 잠을 자는 거위무리를 향해 경적을 울리지 않는 자동차나 그러한 풍경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동물들을 보면 이곳은 참 좋은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우들에게 한마디

대학시절은 전공과 더불어 기존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길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공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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