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핀테크 산업, 제약을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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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핀테크 산업, 제약을 끊을 수 있을까
  • 권민성 기자
  • 승인 2015.11.0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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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서 | 커넥팅랩(현경민, 박종일, 김성진, 길진세, 박장배) - <왜 지금 핀테크인가>

빠른 송금, 간편한 결제, 효율적인 투자. 핀테크가 우리에게 가져다줄 효과다.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술을 금융 분야에 접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핀테크 관련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핀테크지원센터를 운영해 핀테크 분야를 육성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핀테크는 세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수준 높은 핀테크 사업이 등장하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권을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 세계의 핀테크는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을까? 그리고 왜 우리나라는 아직 ‘핀테크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가?

 

<송금>-간편한 절차, 낮은 수수료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자, 은행은 모바일 기기로 간편히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는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보다 제약이 적은 핀테크 서비스는 송금 절차가 훨씬 간단하다. 또한, 일반 은행과 달리 송금할 때 드는 수수료가 낮다는 점도 핀테크의 강점이다. 예를 들어, 해외로 송금하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이때 송금 수수료는 국내 은행의 송금 수수료, 해외 중개 은행의 중개 수수료, 해외 현지 은행의 수수료를 모두 합해 결정된다. 즉, 송금을 위해 거치는 단계가 많아 수수료가 많이 들고, 필요한 시간도 길다. 반면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핀테크 업체만을 거쳐 돈을 주고받을 수 있어 일반 은행보다 송금 수수료가 낮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핀테크를 활용한 서비스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Toss)가 있다. 토스 사용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실행하면, 개인 정보와 계좌를 이용한 본인 인증을 해야 한다. 그 후 인증에 사용한 계좌는 앞으로 송금할 금액을 출금하는 계좌로 등록되며, 송금에 활용할 숫자 4개와 알파벳 1개로 이루어진 암호를 설정한다. 이러한 절차를 거친 후에는 설정한 5자리 암호만을 활용해 간편히 송금할 수 있다.

<결제>-단계를 줄여 불편을 최소화해
핀테크 사업 중 가장 잘 알려진 분야는 결제 서비스다. 특히 온라인 결제를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에서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고, 액티브 X가 퇴출당하는 등 제약이 줄어들면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나우, 케이페이, 페이코 등 여러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주로 자사에서 결제할 때 타 기업의 결제 수단을 막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 뿐 각 서비스가 차별화된 특징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핀테크는 오프라인 결제를 간단하게 만드는 데도 한몫했다. NFC 카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애플페이, 삼성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로 신용카드를 대체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현재 관건은 제공하는 서비스의 활용 가능한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새로운 투자법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은 기업의 자금을 수많은 사람에게서 조금씩 모금하는 방식이다. 그 종류에는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지분투자형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은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크라우드 펀딩은 핀테크의 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주요 이점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즉, 핀테크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이 발전하면 금융 기업 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가 있다.

<보험>-합리적으로 보험료 산정해
보험 산업에서 핀테크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에서 UBI(Usage Based Insurance) 프로그램은 고객의 나이나 차종 등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행동을 기반으로 산정한다. 소형기기를 활용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촬영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사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가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등 각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을 통한 보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핀테크는 모바일 전자청약 시스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바일 전자청약 시스템은 보험 상품의 계약을 태블릿 PC를 이용해 빠르고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상담원과의 대면 없이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태블릿 PC는 종이 청약서보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고객의 정보도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청약서에 대리 서명을 할 가능성도 작아져 민원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테크>-싼 값에 제공되는 정보
핀테크는 재산을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고액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자산 관리 프로그램과 달리,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면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자산 관리의 고객층이 늘어났다. 이러한 점에서, 초기 핀테크가 송금 및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앞으로의 핀테크는 투자나 자산 관리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 관리에 핀테크를 접목한 대표적인 예로는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가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온라인 금융자산관리 서비스로, 기존 자산 관리 상담보다 싼 값에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이를 통한 재테크 관리는 주로 자산 규모가 작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인터넷을 통해 상담을 진행해 전자 기기에 익숙한 젊은 계층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핀테크가 제공하는 투자 정보 제공 서비스로는 소셜 트레이딩(social trading)을 꼽을 수 있다. 소셜 트레이딩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확보한 투자 정보를 SNS 등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셜 트레이딩에서 사용하는 정보는 온라인상에서 신속히 전달되며, 사용하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상당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핀테크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P2P 대출>-IT 기술로 단점 개선해
P2P(Person To Person) 대출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해 거래 플랫폼을 마련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P2P 대출과 일반 금융 회사의 대출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차이점은 P2P 대출의 주체는 다수의 개인 투자자라는 점과 P2P 대출은 별도의 중개 기관이 없다는 점에 있다. P2P 대출중개회사는 그저 개인 거래자를 온라인상에서 연결해줄 뿐, 그 이상의 역할은 거의 맡지 않는다. 실제로 대출중개회사는 수요자가 빚을 지는 경우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으며, 대출 심사와 채권 관리에서만 어느 정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출자는 저렴한 금리로 신속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을 받는다.
여기서 알 수 있는 P2P 대출의 문제점은 투자자의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P2P 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은행보다 관리가 엄격히 이루어지지 않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P2P 대출 사업은 금융 소외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신용도 분석 등 핀테크를 접목해 시스템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P2P 대출 사업의 발전이 기대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해 획기적인 방식의 핀테크가 등장해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핀테크가 발전하면 우리의 금융 생활을 더욱 간편하게 만들어 실생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핀테크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아, 우리는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2014년에 발표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는 우리나라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한, WEF(World Economic Forum)는 2015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 경쟁력(financial market development) 수준을 144개 국가 중 87위로 평가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핀테크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가 정부의 규제가 너무 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나라는 핀테크 시장에 어느 정도의 제한을 두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핀테크가 받는 규제
핀테크가 받는 제한이 생긴 이유는 경제 불안정을 막고 보안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 조건 ▲결제 방식 ▲금융 기업 설립 조건 등 여러 규정을 만들었으나, 이는 핀테크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핀테크 분야가 어떤 규제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자.

인터넷 전문 은행은 업무 창구를 온라인상에 마련해 대면 거래를 하지 않는 은행을 말한다. 따라서 인터넷 전문 은행은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건비나 임대료 등 일반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절약하여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한 예로 일본의 재팬넷 뱅크(Japan Net Bank)는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며, 절반 정도 낮은 수수료를 받는다.
인터넷 전문 은행의 또 다른 특성은, 일반 은행과 달리 한 분야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인터넷 전문 은행을 설립한 기업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인터넷 전문 은행은 모기업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상품을 집중적으로 마련하며, 다른 분야의 상품은 아웃소싱(outsourcing)하거나 아예 운영하지 않는 등 몇몇 분야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인터넷 전문 은행이 없다. 과거 우리나라는 한 금융 기관이 한 금융 서비스만 제공하도록 하는 금융전업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을 분리하여 개인이 기업을 통해 금융 자본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금융전업주의는 기업이 국내에서 은행을 운영하는 것을 막았고, 인터넷 전문 은행은 기업과의 연계를 이루지 못해 강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핀테크가 받는 제약은 결제 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금융 거래를 진행하려면 각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액티브X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했으며,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티브X의 보안성과 불편함에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액티브X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공인인증서 역시 의무 사용이 폐지되었으며, 금융권에서는 대체 인증 수단의 개발에 힘쓰고 있어 결제 방식 때문에 생기는 번거로움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기업의 설립 조건을 살펴보자. 핀테크 업체가 활동하기 위해서 사업자는 우선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이때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은 5~50억으로, 신규 기업에는 부담이 크다. 또한, 금융전업주의가 반영된 금산분리법에 의해 핀테크 업체와 산업 자본 간의 연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도 핀테크 기업이 성장하기 힘든 환경을 조성한다. 그뿐만 아니라 유사수신행위규제법과 자본시장법은 P2P 대출과 크라우드 펀딩을 규제하고 있어 관련 아이디어를 가진 핀테크 업체가 생기기 힘들다.

규제는 경제 불안정을 예방해
그렇다면 이러한 규제는 왜 만들어진 것일까? 이들이 사라지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을까? 핀테크 산업이 받는 제약을 최대한 줄이면서 규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우리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인터넷 전문 은행이 받는 제약과 금융 업체 설립 규정의 목적을 알아보자.
우선 인터넷 전문 은행이 탄생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과거 경제 상황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겸업주의가 제기된 것이다. 금융겸업주의란 한 금융 기관이 여러 기능을 맡는 것을 허용하는 개념으로, 금융전업주의의 반대다. 또한, 인터넷 전문 은행의 부실 가능성과 은행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을 우려해 2008년 당시 추진되던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이 무산되었다.
한편 금융 산업에 관한 규제는 우리나라 경제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 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자칫 금융 회사 간의 무리한 합병으로 인한 부실기업이나 대출에 의존한 투자를 기반으로 한 기업 등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다른 국가보다 규제가 강한 우리나라
이처럼 법에서 정한 규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계속해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규제가 핀테크 선진국에 비해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핀테크 산업이 발전한 국가인 미국도 금융을 규제하지만, 허용되지 않는 항목을 정하는 방식으로 법을 제정했다. 즉, 법에서 금지한 방식이 아니면 새로운 구조를 가진 핀테크 기업이 얼마든지 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와 반대로 허용되는 항목만을 규정해 놓아, 새로운 형태의 금융 기업이 출범하기 힘들다. 또한, 규정이 포괄적으로 서술되어 있어 사업이 가능한지 예측하고 실행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인터넷 전문 은행 도입 방안’에서 금융전업주의를 완화하고 최저 자본금을 낮춘 것을 시작으로, 여러 기업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을 세우려 하고 있다. 여전히 인터넷 전문 은행의 생존 가능성과 보안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아직 인터넷 전문 은행 관련 규정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대기업과 기존 은행 역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터넷 전문 은행을 고안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 뛰어난 핀테크 기업이 출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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