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학기 개강이 다가오면서 기숙사 배정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연차 이내의 대학원 학생 246명이 신청했던 본원 기숙사가 아닌 화암, 문지 기숙사에 배정됨으로써 문제가 촉발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재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본원 기숙사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데 있다. 본원 기숙사 부족 문제는 서남표 총장 취임 이후 급속히 늘어난 재학생 숫자에 발맞춰 기숙사의 신ㆍ증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숙사 신ㆍ증축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고, 예산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건물의 신ㆍ증축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증가한 학생 수만큼 당장에 기숙사 시설을 늘이기는 쉽지 않다. 또한, 기숙사가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에 학생 수를 동결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기 기숙사 배정은 학생들에게 학교의 상황을 알리고 학생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본원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한 대학원 학생들이 배정 결과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단지 원거리에서 통학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당연히 본원 기숙사에 배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았던 화암, 문지 기숙사가 배정되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어차피 본원 기숙사에 연차 이내 학생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배정 이전에 미리 학교의 상황을 알리고 학생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조치였다.


화암, 문지 기숙사도 우리 학교 기숙사인 만큼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생활공간과 연구 및 교육 공간은 가급적 인접한 곳에 위치한 것이 바람직하다. 본원 기숙사가 부족해 246명의 학생이 화암, 문지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적어도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은 최소화시켜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셔틀버스의 배차는 획기적으로 늘여야 할 것이다.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축 기숙사가 준공되는 내년 1월까지 불가피하게 본원 기숙사 부족에 따른 불편은 감수해야 하고, 해마다 늘어나는 학생 정원을 고려하면 신축 기숙사가 완공된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기숙사 부족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가 본원 기숙사 이외의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연차초과, 고학년 등 대다수 학생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 배정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 이전에 모든 학생이 자신이 희망하는 기숙사를 배정받을 수 있을 만큼 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그럴 수 없다면 미래 상황을 알리고 학생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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