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호 학술면 주제인 RFID는 적군과 아군을 식별하기 위한 자동응답기에서 유래해, 첩보전 장비를 거치면서 기술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런 기술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전쟁은 기술발전을 촉발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기야 전쟁이 없었다면 전자레인지를 발명한 레이시온의 연구원도, GPS를 개발한 미 해군도 없었을 테니,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코 전쟁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전쟁이 없었다면 물론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전쟁의 부가적인 측면일 뿐, 전쟁의 본질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어떤 기술도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이건 최소한의 ‘연구 윤리’다. 일제의 731부대가 괜히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울 때마다 ‘아, 이게 사람들 목숨 값으로 이루어진 기술이구나’라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당연하지만,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누가 그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 대신, 집에서 음식을 맘 편히,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 있다는 데 감사하자. 가자지구의 어린이를 되돌아보며, 다시는 전자레인지 같은 ‘슬픈 기술’이 태어나지 않기를, 그 빌미가 될 전쟁이 새해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이 따뜻한 음식을 중동에서도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하자. 그게 여기, 전쟁에서 멀면서도 가까운 곳에 사는 우리가 할 일이다. /강재승 기자

○… 지난 학기에 문화부 정기자로 복귀한 이후 처음 탐방 기사를 쓰게 되었다. 예전에는 직접 취재나 탐방도 자주 다녔는데 지난학기에는 그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번에 방학이라는 기회를 이용해 미술관에 다녀와 기사를 쓰려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문화부 기자임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문화 생활을 너무 등한시 한 것 같다. 앞으로는 정말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자주 다니고 가끔은 연극이나 공연도 관람하면서 나부터 문화 생활을 즐겨야겠다. / 박민정 기자

○… 올해부터 신문사의 편집장이 되어 신문사의 한 해를 책임지게 되었다. 편집장이라는 직책을 맡기에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두렵다. 신문 편집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에도 혹시나 틀린 부분은 없을까하고 고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앞으로 어떤 신문을 만들지 생각하며 설레기도 한다. 이전보다 훨씬 나은 신문을 만들겠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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