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전산학부 전산학 프로젝트 과목에서 프로젝트 선정 방침이 바뀌어 학우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존에 선정되었던 주제 중 일부가 부적절하다고 생각돼 새로운 주제로 교체되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팀이새로 편성되어 논란이 되었다.

전산학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나

전산학 프로젝트 과목은 전산학부 전공필수 과목으로, 학생이 주제를 제안하고 팀을 구성해서 한 학기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기서 주제 제안 및 팀 구성 방식은 매년 변동이 있었지만, 올해 봄학기부터는 주제 발표 후 투표를 통해서 주제를 선정했다. 이번 학기에는 학생과 교수, 조교가 각자 7개씩 투표권을 가지고 투표를 진행해 80개 주제중 20개를 고르고, 선정된 주제 제안자가 팀원 3명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과목 책임 교수인 김명철 교수는 “이전에 여러 가지 방식을 도입해 보았지만 항상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해왔다”라며 “동료 평가 제도를 도입해 실제 학계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을 경험하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담합 논란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

그러나 이번 주제 투표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A 학우는 자신의 SNS에 담합에 대한 의혹을 소개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B 학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담합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최소 일곱 팀이 담합했다는 것은 안다”라며 “담합이 의미 있게 반영되었다고 보이고, 총 19팀 중 최소 다섯 팀은 (담합을 바탕으로) 빠르게 결정되었다”라고 전했다. 다만 “득표 결과가 바로 공개되지 않아 세부적인 담합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C 학우는자신의 SNS에 “담합이 진행될 것이었다면 차라리 투표를 하지 않고 팀을 구성하도록 해야 했다”라며 “표를 달라는 팀의 담합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아울러 다른 학우가 “일부 학생이 표를 요구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전해 들어 알고 있다”라는 대답을 올렸다. 지난 학기에 이 과목을 수강한 D 학우는 “지난 학기에도 몇몇 학생이 투표 전에 팀 구성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는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담당 교원에 의해 일부 주제 변경돼

이에 대해 담당 교수와 조교는 전면적인 투표 결과 검토에 들어갔다. 김 교수는 “담합은 중대한 사안으로, 징계로 이어질 만한 심각한 행위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소식을 들은 즉시 조교와 함께 투표 결과를 다시 검토했다”라며 “검토 결과 담합이라고 생각될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몇몇 주제가 원래 투표 의도와는 다르게 비정상적인 득표를 했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교수와 조교 모두 한 표도 주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표만으로 20등 안에 든 5~6개의 주제를 찾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교수 회의를 통해 다시 검토해 보았지만, 해당 주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사항을 공지하고, 해당 주제를 제외한 뒤 교수와 조교 투표결과만을 반영한 순위를 바탕으로5~6개 주제를 새로 뽑았다고 한다.

학생들 과목 방침 변경에 당혹

그러나 학생들의 혼란은 아직 진정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공지 뒤에도 조교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특히 팀이 새로 배정된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한 학우는 “교수님이 강제로 배정한 주제를 맡게 되어 곤란하다”라며 “전혀 모르는 사람과 흥미가 없는 주제를 진행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이겠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학생들과의 바른 소통을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본지의 투표자료 공개 요청에 김 교수는 “지난 학기에도 어떤 주제가 선정되었는지만 공개되었고, 개인 보호 차원에서 공개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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