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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책] 생에 한 번은 마주할 이별
난니 모레티 - <나의 어머니>
[410호] 2015년 09월 07일 (월)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티캐스트 제공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의 소중함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물이나 사람과의 인연은 결국 끝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이별이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헤어짐을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나의 어머니>는 유명 영화감독인 마르게리타가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다.

마르게리타는 대중이 외면하는 현실을 잡아내는 영화감독이다. 그녀는 딸과 사이도 좋고, 일에 대한 실력과 자부심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영화 내내 그녀의 얼굴빛은 어딘가 어둡다. 그녀의 어머니가 병상에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폐렴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뒤, 합병증으로 심장까지 안 좋아진다. 의료진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마르게리타에게 말한다. 어머니의 병만으로도 벅찬데 마르게리타는 주연 배우 배리와도 번번이 마찰을 겪는다.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스스로에 대한 불만은 쌓여만 간다.

정작 마르게리타의 어머니는 평온해 보인다. 자신의 상태를 이미 알아차린 듯, 그녀는 가족과 있는 시간을 즐기고, 이제까지 못다 한 일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이런 담담한 어머니의 모습은 마르게리타에게 다시금 현실과의 괴리를 가져다준다. 어머니가 나을 거라고 희망을 품지만, 상태는 악화하기만 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감독이라고 불리는 그녀이지만, 어머니의 병 앞에서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털어놓는다

영화 내내 마르게리타는 해야 하는 일에 치여 긴장해 있다. 어머니의 병색이 깊어지며 악몽을 꾸기도 한다. 언제나 함께였던 어머니와의 이별은 현실감이 없고 겪지 못한 일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은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그녀는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 어머니가 어떤 존재였는지 돌아보며, 그녀는 자신이 주위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한다. 어머니는 끝까지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고는 떠난다.

뚜렷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마르게리타, 언제나 상냥하고 자애로운 어머니, 영화배우로서 자부심이 강한 배리 등 <나의 어머니>의 등장인물은 특색 있다. 각자의 특징이 강하지만 이들 모두가 주위에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이기에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감각적인 연기는 영화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나의 어머니>는 난니 모레티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있는 영화이다. 누구나 소중한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기에 영화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순간을 준비하는 것이다. 몇 번이고 헤매지만, 최후의 순간에 마르게리타는 꿋꿋했다. 언젠가 맞이할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슬프지만 아름답게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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