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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아방가르드를 넘어, <환상과 신화>展
[409호] 2015년 09월 01일 (화)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산드로 키아는 1970년대 후반에 성행한 이탈리아 미술 양식, 트랜스아방가르드의 선구자이다. 그는 무의미한 암시와 기호를 배척했고, 선과 색감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나타냈다. 그의 작품은 색감이 더없이 풍부해 관객의 시선을 한번에 끌어모은다. <환상과 신화>는 키아의 국내 최초 전시로 작품 107점을 소개한다. 제작 시기 순으로 작품을 배치해 그의 작품 세계가 변하는 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다.

 

트랜스아방가르드의 선구자

트랜스아방가르드(Transavantgarde)는 고전적인 회화를 부정한 모더니즘 양식이 저물던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사이 이탈리아에서 성행한 미술 양식이다. 신표현주의인 트랜스아방가르드는 추상과 반대되는 구상을 추구했다. 또한, 고전 양식으로 회귀를 이끌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키아는 회화와 조각의 성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작품에는 전통적인 원근법, 입체성, 야수파적 색채 등이 조화롭게 녹아있다. 전통 방식을 차용했지만 동시에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1980년대 제작된 <손 게임> 작품에서는 인물 주위에 여러 개의 원기둥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단절과 조각남이 느껴지게 했다. 키아는 전통을 추구하서도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려 했다.

 

색감의 마술을 부리다

키아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채로우면서도 세련된 색감이다. 2003년에 제작된 <북을 치다> 작품에서는 빨강, 초록, 파랑 등 눈에 띄는 색을 독창적으로 배치해 작품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시선을 옮길 때마다 색이 극적으로 변화해 힘차고 강렬한 느낌을 준다. 작품 속 인물의 시선, 북의 독특한 형상 등은 관객에게 작품의 숨은 의도를 찾게 한다. 이러한 고민은 다시금 창작가의 진지한 고뇌와 열정을 느끼게 한다. 2005년 작품인 <나를 구조해줘요>에서도 색의 연속적인 변화로 굽이치는 파도를 감각적으로 묘사했다. 작품 속 여인의 곡선을 강조해 그려, 색만이 아닌 양감으로 역동성을 부각했다.

 

상상력에서 핀 환상의 꽃

키아는 유화 등의 전통 양식에 상상력을 더해 신비롭고 몽환스러운 작품을 만들었다. 특히 아홉 점의 <키스> 작품은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는 전시의 하이라이트이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두 인물의 설렘, 열정, 슬픔, 낙담 등의 감정이 단순한 선과 풍부한 색감에서 아련히 드러난다. 찰나의 감정을 그림 속에 가둬 작품 속 인물에서 진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이미 내린 선택에 대한아쉬움과 새로운 선택에 대한 고민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추상으로 전하는 이야기

키아의 작품에는 이야기나 신화에 나올 법한 거인이 자주 등장한다. 그의 작품은 함축된 이야기를 불러낸다. 최근 작품인 <기습> 역시 그렇다. 여성이 남성을 쫓는 이 작품은 관객이 작품의 맥락을 생각하도록한다. 키아는 작품에 세계를 넣어 관객에게 해석의 자유를 주는 작가이다. <반추상 얼굴들> 시리즈에도 추상적으로 묘사된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다양한 인물의 출현은 키아에게 있어 ‘인간’과 ‘인간이 만드는 이야기’의 존재감을 유추하게 한다.

 

키아는 “그림으로 가득 찬 세상은 한계와 경계가 없는 자유의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림에 불필요한 요소는 배척한 반면 풍부한 의미와 넓은 세상을 담으려 노력했다. 현실을 넘은 곳에 환상이 있지만, 환상은 현실의 가능성을 말한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신비로운 동시에 친근하다.

 

장소 | 한가람미술관
기간 | 2015.07.03.~2015.10.04.
요금 | 13,000원
시간 | 11:00 ~ 20:00
문의 | 1666-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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