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미학 : Cool running in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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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미학 : Cool running in KAIST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0.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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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 ‘Cool Running’ 을 기억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열대국가인 자메이카에서 동계 올림픽 주 종목의 하나인 봅슬레이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못해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이 되었기에 이들 4인의 선수들은 지원은 커녕 멸시와 냉대 속에서도 열심히 연습을 하면서 경제적, 환경적 장애를 극복하고 마침내 선전해 큰 감동을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KAIST 내에서도 이 영화만큼 전문적이지 않지만, 동호인 수준에서의 운동 활동을 열심히 수행하는 동아리들이 있다. 필자가 지도교수이자 총 3명의 운동선수 중 한 명으로 뛰고 있는 KAIST Triathlon Club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 구성원 정족수와 성취의 부족으로 인해 교내 정식 동아리로 등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모두 학업, 연구와 더불어 열심히들 하고 있다.


삼종 경기와 철인 경기는 구분이 필요하다. 삼종 경기는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한꺼번에 연속적으로 해야 하는 경기인데 거리에 따라 올림픽 코스(수영 1.5km/사이클 40km/ 달리기 10km), O2 코스(수영 1.9km/사이클 90km/달리기 20km), King 코스(수영 3.8km/사이클 180km/달리기 42.195km)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삼종 경기는 올림픽 코스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철인경기는 King 코스를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KAIST Triathlon Club은 이 두 가지를 다 한다. 이 두 가지 모두 open water에서 또는 도로 위에서 하는 경기이므로 잘 제어가 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기초체력 없이는 항상 위험이 따르므로 선수들은 연구, 학업 이외에는 피나는 연습으로 체력을 기르고 있다. 이 운동의 위험요소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함은 물론이고 생활 면에 있어서도 절제의 생활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수도자의 삶이 요구된다.


가끔 동료 교수들이나 학생들이 본 필자에게 이 운동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곤 하는데, 그중에 대부분이 “이 운동을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그리고 “왜 하는가?”이다. 언론 매체에서 너무나도 여러 번, 달리기를 하면 몸에 엔도르핀 이나 도파민이 분비되어 너무나 편안한 그리고 황홀한 상태에 이르러 고통이 없어진다는 식의 좀 과장된 정보들로 인해, 필자는 뛰기만 하면 그런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사실은 2m 높이의 파도를 보며 흥분된 가슴을 진정시키고 출발신호가 시작된 이후로 한 순간순간이 체력의 한계와 고통 및 공포를 경험하고 내 귀 옆에서 뿔 달린 악마(중도포기)와 싸움을 하게 된다. 또한, 사람의 몸이 기계와 같다는 생각을 이 운동을 하면서 많이 느끼게 된다. 수영하고, 자전거 타고, 달리면서 당이 분해되고 에너지가 생성되어 쓰이는데, 몸에서 당이 부족해지면 일단 몸은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것이 통증이나 현기증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어 조금이라도 이런 느낌이 오면 (혹은 감으로) 사전에 당을 보급을 해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도포기 할 수밖엔 다른 길이 없다. 잘 계산된 연료의 보급 그리고 자신의 정신적 나약함과 싸워나가는 것이다. 이 중 싸움에서 가장 큰 힘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경기 완주 후의 극한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는 성취감? 누군가는 13, 14시간을 뛰고 감격에 겨워 펑펑 우는 사람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습게도 대부분의 선수는 경기 후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운동을 하는 것일까?


몇 주 전 양지원 부총장님께서 한 번 물어보신 질문이기도 한데, 내 생각에는 이것이 가장 우리 KAIST의 정신에 부합하는 운동일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일 국내에서 우위에만 만족하고 그곳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리고 교수나 학생 할 것 없이 한계가 보이는 연구 결과에만 만족한다면 그것은 결코 우리가 추구하는 백절불굴의 정신이 필요한 HRHR이나 각 연구 팀 간의 경계를 과감하게 파괴해야만 하는 EEWS 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그리고 풀기 어려운, 하지만 가치가 있는 난제에 대해서 끊임 없이 도전하고 추구해 나가는 것이 바로 KAIST iron man의 정신이 아닐까? 이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추운 겨울에도 일주일에 몇 번씩은 쫄쫄이와 같은 운동복을 입고 기본 10, 20km를 warming up으로 생각하며 KAIST Triathlon Club 선수들은 달린다. 마음 한구석에 KAIST iron man 정신을 되내며…….

이우진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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