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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로 풀은 삶의 미학
김재진 - <잠깐의 생>
[408호] 2015년 08월 18일 (화)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삶은 짧은 말에 담으면 단순해지고, 길게 설명하면 장황해진다. 그래서 비유와 은유를 이용해 삶을 풀어낸 동화는 대중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잠깐의 생>은 고독과 외로움, 성숙을 이야기한 어른을 위한 성장동화이다.

‘나’는 평범한 잠자리이다. 젊은 그는 높이 날고 싶다는 열망을 품는다. 그리고 몇 번이고 도전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가 추구하는 꿈을 이룬 이는 분명 있건만 꿈은 그의 손이 닿기에는 아득히 멀리 있다. 의기소침해진 그는 주변을 보기 시작한다. 주위에는 숫자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현실주의자와 관점을 바꾸라고 말하는 노인 등 다양한 인물이 있다. 현실주의자는 망상을 버리고 현실을 깨달으라고 충고한다. 높은 이상은 망상이며 삶의 여유를 앗아간다는 현실주의자의 말은 맞는 말 같으면서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이번에는 노인이 다가선다. 그는 입장이나 처지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며 올바른 관점을 가지라고 말한다. 노인에게 경험의 중요함을 들은 주인공은 다양한 일을 시도하며 점차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외롭다고 느낄 순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 우선 그는 바쁘게 살기 시작한다. 바쁘게 자신을 재촉하며 때로 일에서 보람도 얻지만 외로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이 역시 기대만큼 쉽지 않다. 그의 바람과 반대로 점차 소원해지는 관계는 상처로 돌아온다. 자신의 꿈도, 다른 이와의 관계도 상처와 좌절의 연속이다. 하지만 아픔을 겪으며 그는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간격을 유지하는 법을 배운다. 그가 겪는 외로움과 사랑, 헤어짐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우리 삶의 축소판이다.

<잠깐의 생>이라는 제목은 잠자리의 짧은 생을 말하고 있지만, 사람의 인생 역시 순간에 불과하다. 각 장에 실린 시는 그 장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으며 작가의 메시지를 하나씩 담고 있다. 아름다운 시와 그에 어울리는 삽화는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절제되고 함축된 표현은, 말하지 않는 것이 목소리보다 크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책머리에 고통 속에 인생을 배우는 이들에게 책을 바친다는 작가의 말대로 책은 현대인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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