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제3회 교과과정개선위원회가 열렸다. 제29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회장단을 포함한 학생대표가 새로운 교과과정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학교와 타협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융합전공’을 포함하는 안을 제시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회의에서 학생대표는 지난번 제시했던 이른바 ‘4중택일안’을 일부 수정한 정책을 내놓았다. ‘4중택일안’은 심화전공과 부·복수전공 중 하나를 학우들이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3중택일안’에 일반전공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학생대표는 모든 학과의 전공이수학점을 50에서 55학점으로 맞추되 심화전공은 학교의 자율에 맡긴다는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 김강인 총학생회장은 “전산학부와 기계공학과 등의 경우 학우들이 심화전공을 선택하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60학점을 웃도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일반전공을 도입해야 하는 까닭을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대표가 제시한 새로운 4중택일안은 각 학과들의 자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등의 이유로 학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한편 학교는 이에 대한 타협안으로 심화전공과 부·복수전공에 ‘융합전공’을 추가하는 새로운 안건을 제시했다. 융합전공제도는 자유선택 학점 중 일부를 의무적으로 자신의 전공이 아닌 학과의 전공과목을 수강해 채우는 제도다. 학과에 구애받지 않고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전공제도와는 다르다. 학점 수 등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학교 측이 한 발짝 물러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학생대표 측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제안한 4중택일안은 기존 3중택일안보다는 학우들이 좀 더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총학생회장은 “학사정보팀의 자료를 조사해본 결과 지난 약 10년간 4중택일안에 해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수강한 학우의 비중이 적었다”라며 학교 측이 제시한 4중택일안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올해 초 실시한 대학우 설문조사에 따르면 융합전공을 포함하는 4중택일안에 대해 오직 24.6%의 학우만이 찬성했고 21.0%의 학우는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54.4%의 학우는 이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김 총학생회장은 “앞서 약속했던 것처럼 학우들에게 새로운 정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이고 정책투표 또한 꼭 진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제4회 교과과정개선위원회는 다음 달 2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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