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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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소화기
  • 김성배 미디어국장
  • 승인 2015.05.07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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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학교에 비치된 소화기를 보면서 쓰지도 못할 것 같은데 왜 저렇게 놓여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에 한 번씩 흔들어 분말이 굳지 않게 해야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고, 이미 압력게이지가 빨간색이 되어 이미 교체 시기가 지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불이 났었더라면 소화기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 호 지면에서는 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글도 없고, 제가 찍은 사진도, 그림 한 장도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저는 미디어국장이라는 직함으로 신문사에 있는데, 그래픽과 관련된 일들을 관리, 감독 합니다. 그래서 일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제가 직접 무언가를 할 일이 없고, 따라서 지면에 이름이 오를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냐고 묻기라도 하면 참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만든 콘텐츠가 없기 때문일까요.


그렇지만 갑자기 면이 비거나, 급하게 컷을 그릴 일이 있거나 하면 제가 달려가서 밤을 새우던가 직접 만들던가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도 덕분에 무사히 마감했습니다. 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다른 기자들에게 한 마디 코멘트를 달아주려면 주기적으로 공부도 해주어야 합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소화기는 막상 불이 나면 부채만도 못할 것 같습니다. 미디어국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이런 곳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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