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자 전형, 충분한 배려가 동반되길
상태바
특기자 전형, 충분한 배려가 동반되길
  • 전철호 편집장
  • 승인 2015.05.07 2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학교 입학처에서 17학년도부터 특기자 전형을 신설한다고 합니다. 일반 영역에서 비교적 성취가 떨어져도 발명, 창업 등 특정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지원자에게 학부 입학 기회를 주는 겁니다. 이를 위해 여러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하는데, 몇 년 전의 상처 때문에 그런지 학생들의 적응을 도와줄 이 안전장치가 충분해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학교가 설명한 안전장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특기자 전형 입학자 대상 멘토 교수 배정입니다. 이는 현재 지도교수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무학과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에게는 지도교수가 배정됩니다. 무학과의 경우 새터반 단위로, 학과생의 경우 학과나 학부에서 지정한 지도교수가 학생을 지도합니다. 멘토교수제에서는 1학년 때 어차피 배정되는 지도교수의 소속이 학생의 지망학과로 고정될 뿐, 획기적인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두 번째 안전장치는 개인 맞춤형 커리큘럼과 기초과목 학점 감소입니다.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이 수강하는 기초필수 과목의 절반인 12학점만 수강하면 됩니다. 기초필수 수강 학점이 줄어든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줄어든 수업만큼 전공수업을 많이 듣게 될 텐데, 이때 신입생의 소속은 무학과라 전공 학과 차원의 배려가 소홀할까 걱정됩니다. 교내 지인이 적은 특기자 신입생이 교수, 조교가 아닌 학과 선배들이 주는 정보나 조언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 학교 1~2 학년 학부 과정은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 학생들이 조금 더 소화하기 쉽습니다. 일부 기초필수과목을 고등학교에서 이미 배웠고, 동기와 선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과학고, 영재고 출신이 아닌 학생에게는 조금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고등학교 때 배운 과학보다 심화된 과학을 배워야 하고, 아는 사람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이 아닌 특기자 전형 신입생은 이런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될 겁니다. 여기에 그나마 친할 새터반 친구들과 함께 수강하는 수업이 적은 외로움, 2학년 학생들이 듣는 전공과목을 거의 혼자 듣는 학업 스트레스가 가중될 겁니다.


이미 한번 겪은 실수를 답습할까 우려됩니다. 무책임하게 선발된 인재가, 거칠다면 거친 학부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외로이 발버둥칠 일이 없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