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계과 배중면 교수님의 강의 시간을 통해서 평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았다. 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들 하는데, 이처럼 인간관계라는 것이 내 삶의 수풀이 되어줄,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인데 평소 너무 아무렇지 않게 여겨온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는 환경, 즉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얼마나 많이 얻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해당하는 것들은 활동 반경의 넓이, 사람들을 사귀려는 의지 등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인간관계를 형성한 후에 얼마나 내 사람으로 잘 만드는지, 의미 있는 인연으로 잘 만드는지에 대한 능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간관계라는 것은 ‘개인의 성격’에 가장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성격은 위의 두 가지 요소에 모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 성격이 외향적이라면 첫 번째 요소인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많이 가질 것이고, 또 내 성격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 있는 성격이라면 두 번째 요소인 내 사람으로 만드는 능력에서 우위에 있을 것이다.


나는 인적 네트워크는 커지면 커질수록 커지는 가속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알던, 함께 아는 친구로 인해 처음 만난 사람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 ㅁㅁ과학고등학교? 걔 알겠네?” 하는 식으로 말이다. 특히, KAIST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KAIST에는 과고, 영재고 출신이 많고, 고등학교 동기 동창들은 서로 친하기 때문에 KAIST 내에서는 새로 만난 친구와 함께 아는 친구가 꼭 한 명씩은 있어서 서로 친해지기 쉬운 것 같다.


또한, 그렇게 누군가 내 이름을 말하며 서로 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이 때 주고받은 이야기가 나의 첫인상이 될 확률이 높다. 이처럼 인연 하나하나가 또 다른 인연을 만들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생각하며 작은 인연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에서 꼭 필요한 친구를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믿고 의논할 친구, 날 믿고 따라오는 친구 등이 있었는데, 이를 정리해보았더니 고등학교에서부터 알아온 인연이 대부분이었고, 여러 항목에 중복 해당하는 친구도 많았다. 이를 통해서 무작정 인맥을 늘리기보다는 가까운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우연에 의한 인연도 많이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이별 후 포장마차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나와 같은 처지의 여자친구같은 관계 말이다.


내 인생을 값지고 윤택하게 만들어줄 인간관계,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도 한번쯤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을 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친구에 관한 오프라 윈프리의 명언과 함께 이글을 마친다. ‘여러분과 리무진을 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정작 여러분이 원하는 사람은 리무진이 고장 났을 때 같이 버스를 타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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