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미술의 지평', 이미지의 허구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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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미술의 지평', 이미지의 허구성을 말하다
  • 박지현 기자
  • 승인 2015.04.05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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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2015년의 첫 번째 기획전인 <대전미술의 지평 : 김동유>에서는 ‘이중 그림 시리즈’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동유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나비 시리즈’와 ‘이중 그림 시리즈’가 수 편 공개된다. 제작 시기별로 전시관을 4구간으로 나누어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불안이 범벅된 <자화상>
첫 번째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은 경제성장을 국가의 지표로 내걸고 급변하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당시 우리나라는 사회, 경제 부문에서 엑셀만 있는 자동차처럼 달리고 달렸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느꼈을 불안함, 두려움, 외로움 등의 감정을 작품에 담아 이러한 질주에 제동을 걸었다.
같은 인물을 다른 시기에 그린 4개의 <자화상> 작품은 1984년에 한 점, 1985년에 두 점, 1986년에 한 점이 제작되었다. 제작 시기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작품 속의 인물은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한 작품에서 다음 작품으로 시선을 옮길 때마다 근심과 고뇌의 흔적이 눈에 띄게 짙어진다. 인물이 불안정하게 바뀌는 양상은 그가 보고, 표현하고자 한 세상의 모습일 것이다.

나비로 표현한 순간의 안정감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상징적이면서도 산뜻한 분위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나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나비 시리즈’는 반가사유상, 유관순, 이중섭 등을 나비로 점을 찍듯이 나타냈다. 특히 <나비-반가사유상>은 멀리서 보았을 때는 평안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이런 안정감과 반대되게 나비들이 금방이라도 훨훨 날아갈 듯이 팔랑이고 있다. 나비 하나하나가 정성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미지의 허구와 허상의 현실성
흔히 부분의 합은 전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동유는 이러한 통념을 깼다. 멀리서 보면 미국의 44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정신이 만든 이미지이다. 작품에 가까이 갈수록 케네디의 형태가 모자이크화 되면서 일그러지고 숨겨진 본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치명적인 매력의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이다. 하지만 마릴린 먼로가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고 해서 작품의 본질이 그녀라고 할 수 없다. 여전히 멀리서 보았을 때는 케네디이기 때문이다. ‘이중 그림시리즈’ 중 하나인 <존 F. 케네디 & 마릴린 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이다. 작가는 시선의 거리와 방향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보이는 ‘이중 그림 시리즈’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이미지라고 말한다.
큰 연관이 없어보이는 케네디와 마릴린 먼로의 공통점은 대중이 그들을 그 자체가 아니라 매체가 만든 ‘이미지’로 대한다는 사실이다. 이미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우리는 케네디와 먼로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작품에 담긴 것이 케네디인지 먼로인지 알지 못한다. 이미지는 이처럼 이중적이고 허구적이다. 세, 네 번째 전시관에서는 이 ‘이중 그림’의 연작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왼쪽에서 바라보았을 때와 오른쪽에서 바라보았을 때 보이는 이미지가 다른 <부채춤>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작품의 숨은 뜻을 파헤치면서 결국 우리는 그 전체 이미지로 작품을 기억한다. 그런 우리 인식에 대한 성찰과 한국 근대 시대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김동유 개인전은 다음 달 19일까지 열린다.


사진 /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글 / 박지현 기자

pajihu311@kaist.ac.kr


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3, 4 전시실

기간 | 2015.02.28. ~ 2015.04.19.

요금 | 500원

시간 | 10:00 ~ 19:00

문의 | 042) 602-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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