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영화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화의 결말을 어떻게 해석하냐의 문제부터 예술이 무엇이며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고가는 영화, 바로 <위플래쉬>다.
미국 셰이퍼 음악학교의 신입생 ‘앤드류’는 ‘버디 리치’ 같은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청년이다. 아직은 학교에서도 평범한 밴드의 메인 멤버조차 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학교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기 위해 드럼 스틱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셰이퍼 음악학교에는 ‘플랫처’라는 교수가 있다. 누구에게나 능력을 인정받는 실력자이지만 자신의 기준에 조금이라도 모자란 학생에게는 폭언을 일삼고 때로는 폭력까지 마다치 않는 ‘폭군’이다.
앤드류가 혼자 연습실에서 연습에 몰두하던 어느 날, 플랫처가 앤드류를 찾아온다. 앤드류는 플랫처가 이끄는 학교 최고의 밴드에 스카우트될 것을 꿈꿨으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플랫처의 독설에 상심하기도 잠시, 앤드류는 ‘최고’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차게 된다. 플랫처가 원하던 ‘더블 타임 스윙’을 끊임없이 연습한 앤드류는 결국 플랫처의 밴드에 영입된다.
플랫처는 관문을 한 단계 통과한 앤드류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준다. 하지만 플랫처의 채찍은 너무나 아프다. 앤드류는 손의 물집이 터져 피가 나기도 하고, 플랫처가 던지는 물건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친절하지 않은 ‘플랫처의 박자’에 맞추기 위해 앤드류는 필사적으로 드럼을 친다.
플랫처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말은 ‘그만하면 잘했어(Good job)’야”라며 앤드류를 극한까지 몰아넣는다. 앤드류는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피가 나는 손을 얼음물에 집어넣으면서까지 연습에 열중한다.
연주를 망친 뒤 연습에 열중해 최고가 된 버디 리치처럼, 앤드류는 최고의 드러머가 되었을까.
플랫처 역을 맡은 J. K. 시몬스는 이 영화로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앤드류에게만이 아니라 관객에게까지도 압박을 가하는 그의 광기 넘치는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영화 속 앤드류의 드럼 연주를 90% 이상을 직접 재현한 마일즈 텔러의 연기도 속된 말로 장난 아니다.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은 어느새 앤드류의 박자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고, 영화 속 연주곡에 몸을 싣게 된다.
영화 <위플래쉬>를 해석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꿈을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는 앤드류의 모습에서 자극을 받는 사람도, 플랫처의 교육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앤드류의 모습에서 투혼을 볼 수도 있고, 아집을 찾을 수도 있다. <위플래쉬>는 그래서 훌륭한 영화다. 저마다의 결말을 상상케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음악 영화’의 진가를 보여준다.
영화를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시대는 지났지만, 이 영화만큼은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포스터 그대로,‘전율의 100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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