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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경력 학부이발사 민영기 씨
[404호] 2015년 03월 31일 (화) 정한빛 기자 pa6215@kaist.ac.kr

 

   
 ▲학부 이발사 민영기 씨/© 권용휘 기자

언제부터 우리 학교에서 일했는지

1988년도에 시작해서 27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아리방이 있던 매점 지하에서 일을 시작했고 14년 후인 2002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습니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시내에서 머리 자르는 일을 하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시내에서 하던 이발소 일이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발소를 정리하고 KAIST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발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기술을배우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기술 중에 미용 기술이 저랑 가장 잘맞았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용 기술을 배워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으니 처음 미용을 배우고 나서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군대에 있을 당시는 이발사라는 직업이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었는데지금은 제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혼자 운영하시기에 일이 바쁘지는 않은지
옛날에는 바빴는데 학생들이 점점 패션에 민감해지고 이발소를 찾아오는 발걸음이 줄기 시작하면서 일거리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발소보다 미장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져서요즘은 오히려 여유롭습니다. 매일라디오를 켜놓고 손님이 없을 때는방송에 집중하며 여러 생각을 하곤합니다. 가끔은 학교를 돌아보며 옛날과 달라진 모습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이발소를 찾는 주 고객층은
학생보다는 교수님, 교직원이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미장원보다는 이발소를더 편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자주오시는 것 같아요. 물론 학생도 많이옵니다. 주로 싼 가격에 머리를 자르려는 외국인 학생이나, 학부생 때부터 자주 와서 이제는 단골이 된 대학원생도 많이 옵니다.
 
외국인 학생들과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파키스탄, 베트남에서 온 학생들이 많습니다. 베트남어는 간단한 인사말을 외우고, 파키스탄어는 스스로 공부할 정도로 외국인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에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물론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정도는 아니지만, 외국인 학생들이 제가 외국어를 하면 많이 좋아합니다. 대화는 주로 영어로 하는데,머리 자를 때 많은 영어가 필요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지요. 간단하게“Short? Medium? Long?” 정도의쉬운 어휘만 사용하면 되어서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한번은 머리를 밀어달라고 한 학생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밀어줬는데, 자른 후에 갑자기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억지를 부려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돈을 내지 말고 가라고 했는데 다른곳에서 다시 잘라야겠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 제가 잘라준 머리를그대로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철이 없어서 그랬던 것인지, 돈을내기 싫어서 억지를 부렸던 것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그 학생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교 안에서 영업을 하는데 학교학생들이 이용해주지 않으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씩은 저희 이발소를 이용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이용원도 활성화되는것은 물론이고, 많은 학생을 만나면서 해주고싶은 이야기가 많거든요.
제가 이곳에서 88년도부터 일하면서KAIST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많이말해주고 싶은데,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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