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관에 살 때였다. 기숙사에 들어갈 때마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아름이는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단순히 낮잠을 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존재가 되는 순간이었다.
카이스트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이 공감할 것이다. 학교 공부를 하면서 각자 동아리나 다른 하고 싶은 일들도 하며 숨 돌릴 틈 없이 지낸다. 물론 카이스트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직접 취재하여 기사를 쓰는 기자들과, 신문에 들어가야 할 컷과 사진을 담당하는 기자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편집하는 편집장 모두의 노력으로 신문을 만든다.


일러스트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는 다른 기자들에 비해 비교적 덜 바쁘다. 일단 기사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야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기사 윤곽이 잡히고 난 후부터 손이 급해진다. 이상하게도 이 기간에 맞춰 동아리 일이라든지 과제라든지 다른 해야 할 일들도 생긴다. 덕분에 바쁠 때만 엄청 바쁘다. 이번 마감도 그렇고, 다음 마감은 더욱 정신 없을 예정이다. 이 바쁜 일정들이 주는 작은 스트레스가 묘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유로운 사람이고 싶다. 내가 맡은 일들 중에서 놓치는 것이 생기지 않고 즐겁게 지내고 싶다. 나뿐만이 아니라 카이스트 사람들도 모두 마음에 여유가 생겼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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