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대중문화로 자리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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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대중문화로 자리잡다
  • 우윤지 기자
  • 승인 2015.03.0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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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예술이 대중화 된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소극장의 급속한 발전이 독보적이다. 톱스타의 소극장 시절 에피소드가 알려지며 소극장이 재조명되었으며, 공연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매니아 층도 넓어졌다. 연극이 주로 공연되는 소극장은 대극장 공연과는 달리 좁은 무대, 적은 수의 배우, 간소화된 무대장치로 공연하며 관객이 앉는 자리도 비좁은 경우가 많다. 대극장의 공연이 화려하고 전통적이라면, 소극장 공연은 젊은 층의 눈높이에 맞추고,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한다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도 소극장의 대관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젊은 연극인들의 주 활동무대가 되어왔다. 과연 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이 어떻길래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소극장의 매력을 만나보자


소극장을 만나다
소극장 공연의 중심지인 서울의 대학로에서는 코미디, 로맨스, 호러, 아동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학로가 시작되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의 2번 출구로 나오면 사람들을 불러모으며 공연을 보러 오라고 설득하는 호객꾼을 만날 수 있다. 역에서 나와 마로니에공원으로 향하면 곳곳에 보이는 티켓박스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관객들을 볼 수 있다. 소극장은 대개 장소가 협소하다. 그 때문에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공연을 볼 수 없는 불상사도 발생한다. 지하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간혹 칸막이 없는 긴 의자에 선착순으로 앉는 경우도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연극은 창작극이 대부분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원작 무대를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이라면, 연극은 대개 판권만 사와 연출과 배우에 맞춰서 극 변형을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같은 공연이라도 배우에 따라, 연출에 따라, 심지어는 매일매일 연기가 변화한다. 이 때문에 같은 공연을 반복해서 보러 오는 ‘회전문 관객’의 수도 늘고 있다.
소극장은 무대와 관객석이 가깝기 때문에 배우들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연기를 이어나간다. 작은 무대에서 숨차게 뛰어다니는 배우들의 열정에 어느덧 관객들은 배우와 함께 울고 웃고 있다.

함께 만드는 소극장 연극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소극장 연극을 준비한다. 어떤 작품을 공연할 것인지를 정하고, 이 작품에 맞는 연출팀을 꾸리는 것으로 공연준비가 시작된다. 제작팀에서는 작품 번역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극에 알맞은 극장을 물색하고 스탭을 모집하며, 배우를 캐스팅한다. 모든 공연팀이 처음 만난 날, 비로소 대본 읽기를 시작한다. 짧게는 1주, 길게는 3주까지 테이블에서 대본을 읽는 테이블 리딩을, 테이블 리딩이 끝나면 무대동선과 연출을 짜는 블로킹 작업을 한다. 블로킹까지 끝나면 비로소 처음부터 끝까지 실전처럼 연습하는 런쓰루를 1~2주 진행한다.
무대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 등이 무대를 꾸미는 시간은 배우들이 연습하는 시간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진행된다. 모든 공연 준비가 끝나면 본 공연에 앞서 프리뷰 공연이 진행된다. 티켓 값이 약간 할인되는 대신, 관객의 반응을 미리 보며 연출과 연기 노선 등을 수정하는 기간이다. 이 모든 준비가 끝나야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된다. 배우, 연출, 디자이너, 제작팀 모두가 힘을 합쳐 연극이 제작되는 것이다.


다양한 극장, 다양한 장르
이렇게 제작된 연극은 장르에 따라 다른 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의 메카 대학로는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번화가, 혜화동 로터리 세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극장 연극의 발상지인 마로니에 공원 뒤편에는 설치극장 정소, 연우 소극장 등의 극장이 있으며, 이 곳에서는 창작극과 실험적인 공연을 선호한다. 혜화역을 중심으로 하는 대학로 번화가에서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극적인 하룻밤>, <작업의 정석> 등의 로맨틱 코미디가 공연된다. 혜화동 로터리에 극장 혜화동1번지를 중심으로 모인 극장들은 젊은 배우들을 독려하며, 정부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곳이 많다.


창작을 꿈꾸는 제작극장
소극장은 대관만 하는 기능극장과 극장에서 무대 예술팀을 갖고 있는 제작극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연극은 극단이 연극의 제작을 맡고 극장은 대관을 했다면, 제작극장은 자본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극장이 직접 작품에 참여한다. 작품의 선정, 연출, 마케팅뿐 아니라 극단원과 감독까지 키워내는 것이 제작극장의 목표다. 산울림 소극장, 학전블루 소극장, 연우 소극장 등이 대표적인 제작극장이다.


소극장의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공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소극장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많은 소극장이 지하에 자리잡고 있기에 화재 시 대피하기도 어렵다. 공해가 심하고, 먼지가 많아서 목이 쉽게 상한다. 관객이 오기 전까지 건조한 공기를 식히기 위해 대형 분무기로 공연장에 물을 뿌리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간혹대기실이 없어서 극장 밖에서 대기하다가 배우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공연하다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좋은 극장에서 공연하고 싶어도 지나치게 비싼 대관료의 현실은 각박할 뿐이다. 또한 현행 예매사이트의 높은 수수료와 대형공연 위주로 안내되는 마케팅에서 소극장 공연이 살아남기는 어렵다.


변화하는 대학로
그래도 소극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소극장의 중심지인 대학로는 이미 젊은 층의 소비문화로 자리잡았다. 상업적 연극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공연 호객행위가 만연하다. 기존의 대학로 연극 문화를 되찾기 위해 홍대 뒤편의 개발되고 있는 지구를 새로운 대학로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연호객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많다. 마로니에 공원에 위치한 좋은 공연 안내 센터는 호객행위 없는 대학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안내하고 있다.
연극이 비싸다는 인식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학생 할인, 연휴 할인, 다시 보기 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다. 또한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다양한 문화예술이 할인된다. 이번 주말에는 소극장에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어떨까? 작은 무대에 가득 찬 배우들의 열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윤지 기자

snailhorn@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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