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과)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 위임하지 않고 진행한 과학생회장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학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는 익명의 제보를 받아 관련 사실을 취재했고, 지난 10일 산디과 김찬욱 전 과학생회장은 ARA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김 전 회장이 사과문을 게시한 주된 이유는 산디과 과학생회장 선거가 ‘선거의 4대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디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2학년 과학생회장을 뽑는다는 명목으로 선거를 진행했고 자연스레 3학년과 4학년은 배제되었다. 선거의 4대 원칙 중 하나인 보통선거를 위반한 것이다. 게다가 아무도 선거에 나오려 하지 않자 후보를 임의로 설정한 후 어떤 후보가 출마를 거부할 경우에는 그 후보의 불출마를 인정하는 서명을 학과 내 학우들로부터 받아야 했다. 또한, 산디과 선관위는 과학생회장, 과대표, 부과대표 선거를 부족한 시간을 핑계로 한 번에 묶어 진행했다. 후보 중 3위 표를 얻은 학우는 부과대표로 정했고 과학생회장과 과대표 자리는 1위 학우와 2위 학우의 합의 하에 나눠서 맡기로 했다.
중선관위에 과학생회장 선거를 위임하는 대다수 학과와는 달리 산디과는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함형기 선관위원장은 “연말이면 극도로 바빠지는 학과 특성상 중선관위로 선거를 위임하는 과정조차 힘들었다”라고 해명했다.


학생회칙에 따르면 과학생회장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의 대의원으로 인정되며, 동시에 전학대회 대의원은 소속기구 회원의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로 뽑힌 대표에 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전학대회 본격적인 시작에 있어 독자적으로 선거를 진행한 학과들이 별도의 심사를 받는 이유다. 실제로 2013년 하반기 제2차 전학대회에서는 산디과와 수리과학과가 전학대회 대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자격을 잃은 학과는 선거의 4대 원칙을 준수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거나 아예 재선거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1월에 열린 상반기 제1차 전학대회에서는 산디과가 선거의 4대 원칙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전학대회 대의원으로 인준받아 그 검증 과정이 너무 엉성하다는 지적이 있다. 당시 바이오및뇌공학과는 선거의 4대 원칙에 관한 입증자료를 제출했고 수리과학과는 해당 과학생회장이 실시간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산디과의 경우 직접적인 증명 없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산디과 선관위원장과의 전화 한 통과, 언급된 3개 과학생회장끼리 서로가 대의원임을 인정했다는 절차만을 거쳤다.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김건영 비대위원장은 “이전 총학이 독자적으로 선거한 학과들에게 선거의 4대 원칙을 지켰다는 입증자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산디과 재선거에는 이를 제대로 지켰는지 알 수 있도록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사과문에서 작년 과학생회장 선거를 무효로 선언하고 절차와 회칙에 맞게 재선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 선관위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내년 선거부터는 모든 것이 바로잡혔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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