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아트시네마, 영화의 기억을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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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아트시네마, 영화의 기억을 새기다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5.02.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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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멀티플렉스가 도시마다 몇 개씩 있고, 집에서 쉽게 영화를 구매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손 안의 영화관’이 현실이 되었고 영화관은 더는 단순히 영화만을 보는 장소가 아니다. 상영관을 여러 개 보유하며, 프리미엄 영화관, 아이맥스 등의 화려한 시설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영화관은 새로운 문화시설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멀티플렉스는 소규모보다는 대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과점하는 형태다. 영화의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계열사가 배급사인 영화가 상영관을 독점하는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멀티플렉스가 영화관의 주류가 되어버린 오늘, 여전히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 자체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곳이 있다. 바로, 예술영화관이다. 대전을 대표하는 예술영화관, 대전아트시네마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직접 찾아 간 대전아트시네마
학교 옆 버스정류장에서 604번 버스를 타고 30여 분을 달려 중앙로역에 내리면, 대전의 구도심인 은행동에 도착할 수 있다. 중앙로역 1번 출구로 나와 목척교를 건너 대전역 방향으로 5분 정도 걷다 보면 오래된 건물이 많은 길을 지나게 된다. 그곳에 대전아트시네마가 있다. 간판이 눈에 띄는 편이 아닌 데다 건물 3층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건물 입구에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로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물씬 난다.
조금 가파른 계단을 올라 입구에 들어서면 예쁜 포스터와 현판이 입장하는 사람들을 반긴다. 조금 널찍한 공간 한쪽에는 모임을 위한 책상과 영화관임을 느끼게 해주는 영사기가 놓여있고,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안내하는 포스터도 곳곳에 붙어있다. 영화관의 시설은 상영관 하나와 간단한 음료를 살 수 있는 카운터가 전부다. 영화 시간에 맞춰 영화관을 찾아가 티켓을 구매하면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는 점도 독특하다.
상영관으로 들어서면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나 볼 법한 낡은 의자와 커다란 스크린이 관람객을 반긴다. 겨울철에는 난방이 잘 되지 않아 문 옆에 놓여 있는 담요를 스스로 챙겨서 들어가야 한다.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는 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영화 시간이 되면 광고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와 달리 대전아트시네마의 영화는 정시에 시작한다. 총 100여 석의 좌석이 다 차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하루에 최대 5편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그마저도 월요일은 쉰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매주의 상영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찾아가는 편이 편하다. 일정은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나 페이스북 페이지, 맥스무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근성이 뛰어나지도 않고, 시설이 화려하고 깔끔한 것도 아니며, 원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일부러 시간을 맞춰서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이런 모든 점을 극복하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아트시네마만의 매력
우선, 일반적인 멀티플렉스에서는 보기 힘든 영화를 볼 수 있다. 상업영화가 대부분의 상영관을 차지하고, 소규모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큰 영화관에서나 하루에 한두 편 상영되는 멀티플렉스와는 달리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상업영화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대중이 선호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대중이 선호하는 영화가 아니더라도 의미가 깊은 영화를 상영한다.
또, 수입사와 배급사의 이해관계 때문에 상영 기회를 박탈당하는 영화와 한국의 독립영화 등 다양한 색채를 띠는 영화들을 고루 상영한다. 많은 평론가가 극찬했지만, 영화관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철의 꿈>과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만날 수 있다.

 

영화와 관련된 행사를 진행하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매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한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씨네필의 밤’이다. 이 행사는 하절기 동안 한 달에 한 번 열리는데,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영화 3편을 연속으로 상영하고 간단한 다과를 제공하는 행사다. 씨네필의 밤에서는 보통 영화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극장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장르의 영화를 상영한다.
기획전도 개최한다. 특히 올해는 대전아트시네마의 10주년을 맞아 달마다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주목할만한 작가전 : 주목 혹은 포착’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개최했다. 1월 마지막 주 동안 개성이 잘 드러난 영화를 제작하는 자비에 돌란 감독의 작품을 특별 상영하기도 했고, 한국 감독의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개성 넘치는 감독의 영화를 소개했다. 2월에는 ‘2월의 로맨스’라는 주제로 로맨스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비정기적으로는 ‘GV(Guest Visit)’라는 행사를 개최해 감독이나 영화평론가와 함께 영화를 감상한 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강좌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강사를 초빙한 영화 비평 강좌를 열어 문화적 식견을 넓히는 기회를 만든다.

대전의 영화 박물관, 대전아트시네마
대전아트시네마는 ‘시네마테크 대전’의 전용 상영 극장이다. 시네마테크란 영화와 관련된 자료를 보존하고,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위해 설립한 일종의 ‘영화 박물관’인데, 시네마테크 대전은 지난 1997년에 설립되었다.
시네마테크 대전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용 상영 공간의 필요성이 느껴지자 현재의 자리에 대전아트시네마를 설립했고,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따라서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연중 2~3회 정도 시네마테크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목할 만한 영화나 가치 있는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의 기억을 새기다
대전아트시네마의 목표는 ‘단관 극장의 보존’이다. 요즘의 영화 감상 문화는 멀티플렉스 극장에서의 감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전아트시네마는 전국에 단 하나뿐인 극장이기 때문에 ‘무슨 영화를, 누구와 함께 보았는지’라는 영화의 기억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 영화라는 매체를 매개로 관객과의 만남을 지속하고, 대전 시민들의 문화적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는 장소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마을극장 협동조합 '봄'에도 참여중이다.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운영하는 마을극장을, 단기적으로는 지역민이 협력하는 극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상업 영화에 지루해질 때, 옛 영화관이 그리워질 때면 대전아트시네마를 찾아가 보자. 단순히 영화를 볼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대전아트시네마다.


               김하정 기자
hajung0206@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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