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의 오케스트라, 블라디미르 쿠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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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의 오케스트라, 블라디미르 쿠쉬전
  • 우윤지 기자
  • 승인 2015.02.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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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는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 문학 운동으로 출발한 초현실주의는 일상의 물건을 엉뚱한 장소에 가져다 놓은 르네 마그리트와 무의식 속의 예술을 추구하는 살바도르 달리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에 한국에 처음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쿠쉬는 세계가 인정하는 초현실주의 회화의 거장으로 ‘러시아의 달리’라고 불린다. 쿠쉬는 ‘Union of Artist’전에 참여하면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American Odyssey’전에서 환상적인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은유(Metaphor)와 사실주의(Realism)의 합성어인 ‘Metaphorical Realism’이라는 쿠쉬만의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화풍에서 관객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
본 전시회에서는 회화, 판화, 조각은 물론 애니메이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치는 작가의 특성을 반영하여 총 170여 점의 작품이 ‘무의식’, ‘욕망’, ‘환상’ 세 개의 관에 전시되어있다. 또,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의 탄생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작가의 방이 오브제, 드로잉 작품들과 함께 재현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작품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시인 김경주의 시가 전시되어 작품을 다른 방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의식에 던지는 물음
처음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전시실은 ‘무의식’관이다. 관객들은 작가가 생동감 넘치는 생명체로 표현한 무의식을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작품에서 마주한다. 그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현실과 정치적 상황이 그림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관찰하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아프리카 소나타>는 아프리카 동물의 소리를 악기로 상상해 나타낸 그림으로, 코끼리의 소리를 트럼펫, 사슴은 하프, 구름은 새의 노랫소리로 비유했다. 다양한 동물들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로 묘사한 것이다. 이처럼 쿠쉬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자연에 대한 경의를 나타냈다. 오브제로 재해석한 작품 또한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 이면의 모습, 욕망
이어지는 전시관 ‘욕망’에서는 주제와 어울리는 붉은 색조가 넘실거린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 자기 존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 힘을 자기 보존의 충동, 코나투스라고 말했다. 쿠쉬는 사물의 본질을 알아야 욕망 이전의 모습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쿠쉬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물의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하늘과 땅이 본래 하나였다는 전설을 재해석한 <작별의 키스>는 연인의 이별을 석양에 비유해 표현했다. 하늘, 구름, 바다는 쿠쉬의 작품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요소로, 그는 이 작품으로 ‘포스트 달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또 다른 대표작 <붉은 지갑>에서 쿠쉬는 지갑의 자물쇠를 연인으로 묘사했다. 지갑에 가득 채워진 황금 동전은 연인들을 배부르게 하지만, 연인의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서 쿠쉬만의 상상력이 시작된다.

환상세계로의 초대
쿠쉬의 작품에서 환상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다양한 전설과 동화, 이민자로 사는 자신의 삶 등의 주제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다양한 작품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파라다이스로의 항해를 꿈꾸는 알록달록한 글라디올러스 배와 하늘로 날아오르는 책, 모래시계로 형상화된 시간의 화살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쿠쉬는 주변의 일상적인 소재에 화려한 색채와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의 재치있고 독창적인 작품들은 일상생활에 무뎌진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사진 | 한가람미술관 제공
글 | 우윤지 기자
snailhorn@kaist.ac.kr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기간 | 2014.12.23 ~ 2015.04.05
요금 | 12000원
시간 | 11:00 ~ 19:00
문의 | 02) 784-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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